카메라모듈 업체들의 휴대폰 자동초점장치(AF) 표준경쟁이 불 붙었다.
지금까지는 삼성전기와 하이소닉의 양강 구도가 이어져 왔으나, 최근 삼성광통신이 새로운 타입의 AF를 출시해 경쟁에 뛰어들면서 3자 구도로 바뀌고 있다. AF는 카메라모듈 부품 중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기술장벽이 높아 극히 일부 업체들만 제조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3년 전부터 AF 표준을 정해 원가를 절감하는 ‘플랫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표준이 정해지면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하고, 원가절감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전략에서다.
카메라 렌즈 측면에 감긴 코어에 전류를 보내면 위치가 제어되는 장치인 보이스코일모터(VCM)는 AF 기능을 구현하는 핵심 제품이다. 즉 VCM 기술 역량에 따라 AF 성능이 좌우된다. AF 시장은 일본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었지만, 최근 3~4년 사이 국내 업체들이 국산화에 성공해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에 500만화소 이상급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업체는 삼성전기·삼성테크윈·삼성광통신 세 곳이다. 삼성전기·삼성광통신은 자체 기술로 VCM을 제조하고 있고, 삼성테크윈은 국내 최대 AF업체인 하이소닉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렌즈부터 AF용 VCM까지 모든 제품을 자체 개발해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 늘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이소닉은 삼성전자 외 여러 휴대폰 회사들과 거래하고 있는데, 지난해 3000만개의 AF 판매량을 기록했다. 세계 AF 시장 점유율은 17%인데, 기술력과 제조 역량이 강화되고 있어 올해는 20%를 돌파할 전망이다.
삼성광통신은 판 스프링 대신 홀 센서를 부착해 위치를 제어하는 엔코더 VCM을 탑재한 카메라모듈을 삼성전자에 공급해 왔다. 엔코더 VCM은 스프링 압력 저항이 없고, 전류 소모량이 경쟁 제품보다 30% 적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구조 때문에 대량 양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삼성광통신은 재영솔루텍과 손잡고 자체 VCM을 개발해 기존 제품보다 20~30% 원가를 절감한 제품을 개발했다. 삼성광통신이 연구개발 및 투자를 담당하고 재영솔루텍이 양산을 맡았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인 갤럭시S와 웨이브폰에 적용되면서 제품 신뢰성을 검증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고화소 카메라모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삼성전기·삼성테크윈·삼성광통신 세 업체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면서 “AF 표준을 선점하는 업체가 카메라모듈 시장의 ‘치킨 게임’에서 승자가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표> 구동방식에 따른 모터 특성 비교
*자료 : 캠시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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