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인텔에 `판정패`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이 2분기 실적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 판정승을 거뒀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도 2분기에 영업이익만 2조70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이지만 10년 만에 최상의 실적으로 월가를 놀라게 한 인텔이 매출ㆍ영업이익ㆍ영업이익률 등에서 모두 앞섰다.

인텔은 2분기 매출 107억7000만달러(약 12조9347억원), 영업이익 40억달러(약 4조8040억원), 순이익 28억9000만달러(주당 51센트)를 기록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텔의 분기 순이익이 25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인텔의 올 2분기 순이익은 월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주당 43센트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매출도 월가 예상치인 102억5000만달러를 넘어섰다. 한마디로 `어닝 서프라이즈`인 셈이다.

인텔은 지난해 2분기 유럽연합(EU)으로부터 부과받은 벌금 등의 영향으로 3억9800만달러(주당 7센트) 손실을 봤지만 올해는 이를 뒤집는 실적을 냈다.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최첨단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원하는 기업 수요가 강력해 최고의 실적을 냈다"며 "PC와 서버 부문 수요가 견조하고 첨단 기술 분야에서 앞으로도 계속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의 2분기 실적 호전은 PCㆍ서버 수요가 늘어난 데 이어 비교적 값싼 칩 부문에서도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 고객이 대부분인 서버 부문 수요가 1분기보다 13%나 늘었다. 서버 부문 수요가 증가한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 등의 서버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올해 들어 경기 회복에 힘입어 반도체 업계에서 `공급 부족` 얘기가 나올 정도로 호황이어서 업체들의 실적 호전은 이미 예상돼왔다. 이런 시장 상황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2분기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내기도 했지만 인텔에는 미치지 못했다.

2분기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5조원 수준. 증권가에서는 이 중 반도체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2조7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텔의 영업이익 4조8040억원에는 못 미친다. 인텔의 2분기 매출은 약 12조9347억원인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매출액은 9조3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영업이익률을 구해 보면 인텔은 약 37%,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약 29%가 된다. 인텔은 CPU 등 비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시장지배력이 커 수익성이 높았던 데 비해 삼성전자는 D램을 비롯한 메모리반도체를 주력으로 삼았던 점이 두 회사의 실적 차이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인텔이나 삼성전자 모두 3분기 실적에 대해서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텔은 9월 새 학기를 앞두고 PC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3분기 매출 전망치를 109억2000만달러에서 112억~12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뉴욕 = 매일경제 김명수 특파원 / 서울 = 김규식 기자 / 황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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