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기 만화 콘텐츠가 해외 앱스토어에서 불법 복제돼 유료로 판매된 사례가 등장했다. 그동안 게임·음원 등 디지털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에서 일부 표절 및 복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오프라인에서 인기를 모은 아날로그 콘텐츠가 해외 앱스토어에서 무단으로 도용돼 거래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누들누들’ ‘아색기가` 등으로 큰 인기를 모은 양영순 작가의 작품이 해외에서 불법 도용돼 유료 애플리케이션으로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말부터 중국계 명의의 판매자가 ‘Addictive Funny Comics’로 올려 유통돼온 이 애플리케이션은 양영순 작가의 ‘아색기가`는 물론이고 곽백수 작가의 ‘트라우마’ 등 다른 국내 작가의 작품까지 에피소드 형식으로 담고 있다.
미국·홍콩 등 해외 앱스토어 계정에서 0.99달러에 판매됐으며 20편의 샘플이 담긴 무료 버전도 함께 제공됐다. 한 때 홍콩 앱스토어 유료부문에서 2위까지 오르며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이 애플리케이션은 취재가 시작된 뒤 양 작가의 에이전시 측에서 애플 측에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자 앱스토어에서 자취를 감췄다.
애플코리아 측은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는 당사자가 관련 내용을 제기하면 검토를 거쳐 사실이 인정될 경우 판매 중지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양 작가는 “지인들을 통해 앱스토어에 올려진 것이 내 작품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면서도 “에이전시 등을 통해 대응방안을 고민중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떤 법적 방식이 유효한 지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거래가 중단되더라도 저작권 침해에 따른 피해는 당사자간 소송 절차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이와 유사한 침해사례가 발생할 경우 대부분 콘텐츠 사업자들이 법적 대응력이 떨어지는 영세 사업자나 개인 사업자라는 점에서 피해구제를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저작권 보호에 허술한 애플의 정책을 지적했다.
국내 한 모바일 개발자는 “애플의 앱스토어가 새로운 콘텐츠 판매채널로서 매력적이긴 하지만 이처럼 취약한 저작권 보호 환경은 콘텐츠 업계의 창작욕을 꺾고 수익 기반을 침해해 결국 양쪽 모두의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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