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판 실리콘밸리 개발 계획을 세우고 트위터 계정을 만드는 등 IT산업 전도사로 나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복병을 만났다.
트위터에 가짜 크렘린 계정이 등장해 그의 조국 현대화 노력은 물론 그 자신까지 정치유머 대상으로 삼아 조롱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는 것이다. 가짜 크렘린 계정(KermlinRussia)은 메드베데프가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자신의 첫 마이크로블로그를 올린 지 며칠 뒤 등장한 뒤 단숨에 1천500명의 팔로워(follower)를 모았다.
5일 현재 이 계정으로 올라온 트윗은 모두 130개, 대부분이 메드베데프의 크렘린계정(KremlinRussia)에 올라온 글에 대한 반응들이다. 이런 가짜 계정은 서방세계에서는 흔한 일이다. 하지만 미디어가 정부 압력 아래 놓여 있고 경찰이 거리 시위를 진압하곤 하는 러시아에서 인터넷은 표현의 자유와 정부 비판을 위한 몇 안 되는 통로가 되고 있다. 이 가짜 트위터 계정에도 러시아 정부의 현대화 노력이 관료주의와 부패 때문에 실패할 것이라는 글들이 여러 건 올라왔다. “사람들은 현대화와 혁신에 투입되는 돈이 부패와 사기에 쓰일 것이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라든지 러시아가 혁신을 위해 모스크바 근처에 조성하려고 하는 하이테크 단지는 전통적인 도박과 매춘의 천국이 될 것이라는 식이다.
일부는 메드베데프를 직접 겨냥한다. 한 트윗은 메드베데프가 모스크바 시내를 이동할 때 매일 교통을 통제하는 것을 비판했다. 이에 대한 러시아 정부는 입장은?
익명을 요구한 한 크렘린 관계자는 메드베데프 정부는 이 가짜 트위터 계정을 삭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공식 계정은 ’인증 계정’이라는 체크 표시를 보고 쉽게 알 수 있다”며 “분별 있는 사람이라면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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