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융합기술지도에 거는 기대

 현재 판매 중인 최고급 대형자동차의 안전 및 편의장치엔 80개 이상의 센서가 장착된다. 최근 자동차 업계는 기존 제품의 성능 향상과 기능 통합은 물론이고 소형화, 저가격화 등을 위해 MEMS 센서 탑재를 늘린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전장부품용 MEMS 센서 출하량은 총 5억9120만개로, 지난해보다 무려 17.8%나 늘어날 전망이다.

 과거 오디오와 내비게이션 등 일부 전자장치에만 국한됐던 자동차 전장기술은 이제 각종 반도체센서를 비롯해 동력장치와 조향장치의 IT화 등 자동차 전체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발전했다. 실제로 자동차가 IT와 결합해 첨단화하면서 올해 글로벌 전장부품 시장은 3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와 IT의 만남 등 기술융합 추세에 따라 세계 각국은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미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융합기술 발전을 위해 범국가 차원에서 다각적인 전략을 모색 중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국가융합기술지도를 완성하고 2020년까지 국가적으로 육성해야 할 3대 분야인 바이오·의료, 에너지·환경, 정보통신 분야에서 총 70개의 원천 융합기술군을 제시했다. 융합지도의 체계적 추진으로 세계 5위권 융합기술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남은 것은 실천이다. 로드맵이 제시한 개발 일정과 전략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겨야 한다. 또 부처 간 중복투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부처별 융합기술 연구개발 지원 시 융합기술지도를 재원 배분과 투자방향을 구체화하는 가이드라인으로 삼아야 한다.

 ‘선택과 집중’도 필요하다. 제아무리 융합기술이 트렌드라지만 한꺼번에 모두 밀고 나갈 순 없다. 부처 간 긴밀한 협조, 선택과 집중으로 융합기술에 대한 알찬 투자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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