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디지털TV·자동차에 매년 100억 이상씩 투입
세계 1위를 차지한 메모리에 비해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키울 육성 방안을 마련했다.
이전과 달리 프로젝트 규모를 키우고 될만한 사업을 집중 육성함으로써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발굴한다는 취지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중심과 연속성 유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시스템 반도체 육성사업인 시스템IC 2015 사업의 초안이 확정돼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시스템IC 2015는 5년간 정부 지원 5000억원, 민간 매칭 펀드 5000억원을 조성해 시스템반도체를 개발하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골자다. 이름을 ‘고용 창출형 반도체 육성 전략’으로 바꾸고 각 세부 과제도 대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 사업은 ‘시스템IC 2010’ 사업이 내년 8월 종료되는 즉시 시행된다.
정부는 지난 13년간 시스템IC 2010을 통해 △시스템온칩(SoC) 설계 △나노공정 개발 △국제협력의 기반을 닦았다. 이번에는 그간 있었던 문제점을 개선해 미래 먹을거리를 창출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이번 사업은 △연구개발(R&D) △특화 △에코시스템 세 과제로 짜여졌다. 세부 항목은 R&D 분야에서 시장 창출 항목에 휴대폰·디지털TV·자동차가, 미래창출 항목에 그린·바이오가 포함된다. 특화 분야는 공정·IP·패키지 개발 세 항목으로 나뉜다. 에코시스템에는 인력양성·클러스터육성 방안이 담겼다. 각 세부 항목별로 연간 100억원 가량의 예산을 배정했지만 자동차와 IP개발 부문 예산은 조금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이 주축이 됐던 시스템IC 2010과 달리 수요자인 대기업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짜서 중소기업이 참여하는 쪽으로 형태가 바뀌었다. 이렇게 되면 장기간에 걸친 사업의 연속성이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말 국가 R&D전략위원회 MD에게 보고를 마치고 예비타당성 검사를 마무리했다. 7월 기획재정부의 예산안 심의를 거쳐 9월 정기 국회에서 확정되면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민간 매칭펀드 조성에 나선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최근 한 조찬강연에서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수출액은 158억달러이나 시스템 반도체 수입액은 177억달러에 달한다"며 "하드웨어 산업을 고부가가치화하기 위해 시스템반도체 육성 등을 내용으로 하는 반도체산업 육성 전략을 7월 중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시스템IC 2010 사업이 과제별 지원금이 적고, 위급 상황 대처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중심이라는 점이 지적돼 규모를 키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