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구글TV`를 내년 상반기에 내놓는다.
구글TV는 구글이 개발한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와 브라우저인 크롬을 탑재한 TV로, 마우스와 키보드가 달려 있어 화면상에서 인터넷 콘텐츠를 그대로 내려받아 볼 수 있고 검색도 할 수 있다. 구글은 소니, 인텔과 제휴해 최근 시제품을 내놨고 올가을에 상용화한다. 제휴 폭을 이제 삼성전자와 LG전자로 확대하는 셈이다.
2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차기 스마트TV로 구글TV를 적극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TV를 같이 만들자는 구글의 제안을 거절했던 삼성이 입장을 바꿔 최근 양사 간 활발히 얘기가 오가고 있다"며 "구글TV는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확인했다.
당초 삼성은 소니보다 먼저 동업자 제안을 받았으나 이를 거절했다. 여기에는 `세계 1위`라는 자부심이 작용했다. 2007년 야후와 손잡고 스마트TV와 유사한 `인터넷TV`를 처음 출시한 삼성은 스마트TV에 대해 어느 기업보다 잘 알고 있었고, 당시 시장 반응과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이 시장은 그다지 신통치 않았다.
또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임원들은 `아이폰 쇼크`와 같은 외부 쇼크가 최근 몇 년간 없어 급할 이유가 없었다. 구글TV가 폐쇄 플랫폼으로 갈 경우 구글이 막대한 TV 광고 수익을 독식할 가능성이 높은 점도 구글TV 참여를 거절했던 이유다.
하지만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이 같은 내부 분위기에 대해 답답해하면서 "1위 틀에 갇혀 있으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없다"고 관련 임원들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상황이 같다"며 "독자 OS(바다ㆍbada)만으로 힘들다는 것을 내부에서도 알고 있다"고 전했다.
뒤늦은 시장 진입과 부족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아이폰 쇼크`를 맞았던 것처럼 스마트TV 시장에서 같은 실수를 번복해서는 안된다는 절박감도 작용했다.
삼성은 이미 3월에 TV용 앱스토어인 `삼성 앱스`를 론칭했지만 이는 선별 가공한 일부 웹 콘텐츠와 주문형 비디오(VOD)를 보여주는 수준이며 삼성 앱스만으로는 앱의 다양성과 범용성을 확보하기 힘들다. 구글 TV 연합군에 들어가야만 안드로이드 마켓에 올라온 다양한 앱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LG전자는 내년 초 스마트TV를 처음 출시하면서 `LG앱스`를 동시에 론칭할 준비를 하고 있다. LG전자는 삼성의 바다와 같은 독자 OS를 갖고 있지 않다. LG전자도 안드로이드 OS 등 TV용 플랫폼을 내장할 수 있는 고성능 칩셋 개발에 착수했으며, 내년 구글 TV를 시장에 출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애플은 OS를 개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인데 구글 아니면 누구와 손잡겠느냐"고 설명했다.
구글TV 개발과 관련한 구글코리아의 움직임도 구체화하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현재 구글TV에 장착될 내장 소프트웨어(임베디드시스템) 개발 인력을 모집중이며 채용 규모는 상당수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경제 황시영 기자 / 최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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