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태양광 업체들이 세계 시장 점유율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KOTRA는 최근 분석자료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아시아의 태양광 업체들이 독일과 유럽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말레이시아·대만의 업체들은 낮은 임금과 보조금 혜택을 등에 업고 태양전지와 모듈을 최저가에 판매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EuPD리서치는 아시아 태양광 업체의 독일시장 점유율을 35~40%, 유럽 및 세계시장 점유율을 45% 정도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EuPD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독일보다 약 20% 저렴하게 태양전지를 생산하며, 토털 시스템은 독일보다 15% 저렴하게 생산한다.
독일 컨설팅업체 롤란트 베르거의 임원이자 그린테크 분야 전문가인 헨첼만은 “독일 태양전지 생산업체의 브랜드 인지도는 매우 낮은 편이며, 현재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LG와 삼성 같은 유명 브랜드 기업이 태양광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독일 태양광업체 솔라월드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아시아 국가의 대량 제품에 응수하고 있다. 솔라월드의 프랑크 아스베크 회장은 “우리는 브랜드와 품질로 대응한다”며 향후 사업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EuPD의 애널리스트 마르크스 로어는 이에 대해 “아스베크 회장으로써는 이 같은 전략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며 “현재 태양광 시장은 갈수록 양분화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KOTRA는 실제로 태양광 시장이 가격이 저렴한 대량생산 제품과 높은 가격의 브랜드 제품의 두 부문으로 구분돼 있다고 분석하며, 결국 태양광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브랜드 제품을 생산할지, 가격으로 승부를 걸지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독일 업체들은 브랜드·품질·투자·기술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가격의 압박 때문에 생산의 일부를 아시아 국가에서 수행하고 있다. 현재 태양광 업계 10대 업체들은 태양전지와 모듈의 80%를 아시아에서 생산하고 있다. 롤란트 베르거의 분석에 따르면 앞으로 이 같은 경향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솔라월드는 제품의 대부분을 독일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을 계속 늘리고 있지만 한국에도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큐셀 역시 말레이시아에서의 생산규모를 600㎿로 늘려 앞으로 실리콘 셀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생산하게 될 전망이다. 독일의 쇼트솔라 역시 가격이 저렴한 생산시설 입지를 물색하고 있으며 중국 시장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시장 상황과 높은 성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시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마르크스 로어는 태양광 업체의 60%는 가격과 브랜드 양쪽에서도 이익을 보지 못하는 중간 상태에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는 “늦어도 내년에는 태양광 업체의 인수합병, 파산 등이 잇따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헨첼만은 “5년 내에 현재 독일 50대 태양광 업체의 절반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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