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장 점유율이 조사 업체에 따라 두 배 이상 다른 수치를 나타냈다. 신뢰가 생명인 시장조사 자료가 인터넷 시장에서는 약장사 맘대로 달라지면서 업계와 네티즌만 우왕좌왕하고 있다.
랭키닷컴이 최근 발표한 2010년 5월 주요 포털 검색 점유율을 보면 네이버가 50.4%, 다음이 40.2%를 차지했다. 다음이 네이버를 바짝 추격한 양상이다. 반면에 코리안클릭이 지난달 발표한 5월 검색 점유율에선 네이버가 63.39%로 21.06%인 다음을 3배 이상 앞선다.
같은 내용으로 같은 기간에 같은 포털을 조사한 결과가 업체마다 2배 이상 다른 셈이다. TV시청률의 경우, 조사 업체가 달라도 대개 5% 미만의 근소한 차이를 보인다. 인터넷 시장에서 점유율이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조사 방법이나 고유의 알고리듬이 업체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코리안클릭은 분석 용도에 따라 시간점유율, (검색)쿼리점유율, 페이지뷰 점유율 등으로 나눠 측정한다. 코리안클릭은 “다른 업체의 패널 운영은 해외에 있더라도 한글만 알면 가입할 수 있는 방식인 반면에 코리안클릭은 내국인으로만 한정하는 등 더욱 엄격하게 패널을 운영한다”며 “국내 이용자 패널을 모집할 때도 오프라인 모집단 조사를 통해 인터넷 이용행태를 미리 파악하는 등 신뢰도 있는 수치를 얻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점유율을 측정할 수 있는 경로는 다양하다. ‘점유율’이라는 단어로 여러 데이터들이 하나로 묶여 네티즌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지만 데이터의 성격을 구분해야 한다고 업체들은 말한다
랭키닷컴은 “측정업체마다 기술과 알고리듬이 다르기 때문에 빚어지는 차이일 뿐이며 네이버가 줄었다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다음의 실제 검색점유율이 많이 오른 것”이라며 “랭키닷컴은 공식적으로 공개하는 SV점유율 외에도 시간점유율, 코리안 점유율, 페이지뷰 점유율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조사해 웹 상에서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또 “패널운영은 주민등록번호 인증을 통해 내국인으로 한정했으며 모집단 구성시 반기별로 나오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조사결과를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랭키닷컴의 산정 방식은 세션방문(SV) 점유율이다. SV 점유율은 한 마디로 한 명의 사용자가 해당 사이트에서 여러 번 검색해도 이를 인정하는 방식이다. 다만 일부러 점유율을 올리는 이른바 ‘어뷰짱을 막기 위해 한 시간이 지나야 새로운 방문으로 친다.
인터넷 관련 데이터 측정 기관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코리안클릭과 랭키닷컴의 측정방식이 이처럼 다르지만 이를 통일할 수 있는 표준에 대한 논의는 없다.
최성진 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사기업(측정기관)들이 고유의 알고리듬으로 측정하는 것이므로 데이터 구축방식을 공조하자고 제안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개별기업의 비즈니스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완벽한 결론이 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사무국장은 또 “논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인기협에서는 지난해 연구조사를 진행한 바 있으며 이 보고서의 내용 역시 제한적인 결론을 냈던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표>2010년 5월 네이버, 다음 점유율(자료:코리안클릭, 랭키닷컴)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10년 5월 인터넷 점유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