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BI가 CIO 우선순위에 밀린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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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발표된 가트너 이규제큐티브 프로그램(Gartner Executive Program)의 최고정보책임자(CIO) 설문조사 결과에서 지난 5년 동안 전 세계 CIO들의 우선순위 기술 중 1위 자리를 지켜 왔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가 올해 5위로 떨어진 것에 이런저런 의견이 분분했다. 나도 많은 질문을 받고 있다.

 마크 맥도널드 리서치 책임자는 “경영 능력으로서의 BI가 기술의 BI를 대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한다. 나도 BI가 가진 능력을 변화시켜 기술보다는 비즈니스에 뭐가 필요한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먼저 CIO의 우선순위 기술 목록에서 BI가 1위를 놓친 이유를 살펴보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 △의사결정권의 변동에 따른 영향 △새로운 해결책이나 ‘양의 탈을 쓴 BI’의 등장 세 가지가 핵심 원인이라고 본다.

 BI 기술은 이제 시장에서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 물론 아직 혁신도 일어나고 있고 새로운 기술도 개발되고 있지만, 기업들은 몇 가지 기본 요소를 제대로 갖춘 다음 새로운 도구와 기술의 도입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기본 요소에 중점을 두어야 할까.

 내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네 가지 필수 요소에 대한 균형 있는 접근이다. 네 가지 필수 요소는 4P, 즉 △실적(Performance) △인적자원(People) △프로세스(Process) △플랫폼(Platform)이다.

 성공적인 BI 프로그램을 위해 전사적인 실적 측정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핵심 사업 역량을 계발하며, 사업 프로세스 내부와 주변에 정보 사용을 내재화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핵심 BI 능력을 확립해야 한다.

 오늘날 많은 기업이 실패나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BI를 기술적 문제로 간주해 그 초점을 4P 중 마지막인 플랫폼에만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BI는 바로 비즈니스 차원의 문제며, 기술은 BI 실제 적용에 있어 직접 보이는 부분일 뿐이다. 기업이 아무리 훌륭한 도구를 갖추고 있어도 사용법을 모를 수도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경주에서 어떤 기업이 포뮬러원(F1)급 차만 있고 이를 위한 팀 요원, 인프라, 관리체계, 운전 훈련 및 향상 프로그램 등을 갖추지 못했다고 해보자. F1 경주용 차를 갖고 있는 것만으로는 승리가 보장되지 않는다. 기타 필수 요소, 즉 인적자원, 성능 지원 및 측정, 프로세스 등이 함께 조화를 이뤄야 한다.

 또 다른 원인으로 2009년 동안 일어난 기업 내 의사결정권의 변동을 들 수 있다. 2009년에는 비용에 대한, 더 정확히 말하자면 비용 절감을 더욱 철저히 감시 감독함에 따라 승인과 결제권이 재정부서에 완전히 귀속됐다. 이는 비즈니스 성과와 직결된 프로젝트만 승인을 얻는 결과를 낳았으며,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은 IT 프로젝트의 정의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했다.

 2009년 가트너는 최고재무책임자(CFO) 260명 이상을 대상으로 자사의 IT부서에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능력에 대해 설문 조사를 했다.

 1위는 ‘프로젝트 관리 능력’이었다. 오늘날 많은 서비스 업체가 능력 있는 프로젝트 관리자를 영입하려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2위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IT능력’이었다. 이는 CIO들이 기업을 미래로 이끌어줄 ‘경량’ 기술을 고려하는 계기가 됐다. 전 세계적으로 2010년의 3대 우선기술이 가상화, 클라우드 컴퓨팅 및 웹2.0 기술로 변화된 것도 바로 여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BI와 같은 성숙한 기술은 1위에서 5위로 떨어졌는데, 이는 CIO들이 3위로 꼽은 ‘의사결정에 대한 정보 및 분석 적용 증진’과 상반된다는 점이다. 이로 미루어볼 때 의사결정 능력과 시장 추세 파악 능력은 기업에서 중요한 사항으로 남아 있는 것이 분명하다.

 여기서 BI의 순위 하락을 초래한 세 번째 원인인 새로운 해결책 혹은 ‘양의 탈을 쓴 BI’가 관건이 된다. 현재 시장에는 분석, 즉 분석(analytics)이 기업에 가져다줄 수 있는 여러 혜택에 긍정적인 얘기가 많이 돌고 있다. BI와 실적 관리, 분석 등이 기술적, 관리적 기능 면에서 차이점을 갖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BI의 순위 하락이 용어 문제와 관련됐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2년까지 기업의 80%에서는 예측 분석에 대한 과대한 선전이 실제 사용 가능한 분석 능력을 앞서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핵심어는 바로 ‘예측’이다. BI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이들은 과거에 대한 보고를 넘어 시장 변화 패턴을 미리 감지할 수 있는 선견적 능력을 계발하도록 재촉받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우수한 BI가 밑받침되어야만 이런 시도가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안타깝게도 이를 위한 능력을 갖춘 인재는 현재 부족한 실정이다.

 BI라는 이름의 요술램프는 이미 그 광택이 바랬으며, BI가 이뤄주는 세 가지 소원 역시 많은 기업들에 의해 소진되고 말았다. 판매업체들이 지금 사용자들의 눈앞에 흔들어대고 있는 반짝이는 새 요술램프는 분석이나 실적 관리와 같은 새로운 용어들이다. ‘카베앗 엠토르(caveat emptor:위험은 구매자가 진다는 라틴어 격언)’를 명심해야 한다.

 나는 이 세 가지 요인이 BI를 성숙 단계에 이르게 한 원인이라고 본다. 다시 말해 BI는 그 중요성을 상실한 것이 아니다. BI는 정보를 최대한 기업에 이로운 방향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모든 CIO에게서 최고 우선순위를 지키고 있으며, 동시에 많은 기업들에 중요한 사업 도구 및 아직 완전히 개발되지 못한 능력으로 남아 있다.

 결론적으로, 기술은 더 이상 이슈가 되지 않는다. 그것을 어떻게 기업 내 핵심 역량으로 발전시켜 나가느냐가 현재의 중요한 도전 과제다.

 이언 버트램 가트너 리서치 부사장 ian.bertram@gartn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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