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의 3D 월드컵이 TV·영화 등 영상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국내 대형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LED TV 두 대 중 한 대는 3DTV가 차지할 정도로 3DTV는 단연 인기다. 3DTV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2009년 최고 히트작 LED TV와 2010년 혜성처럼 등장한 3DTV의 가격차 역시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3DTV 판매가격이 불과 두 달 새 100만원가량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6월 한 달간 TV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150%포인트가량 증가했다”며 “특히 5월까지 40%대를 기록했던 3DTV 판매 비중이 50%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4월 한 달간 부진했던 TV 판매 흐름이 6월 들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영화에서 불기 시작한 3D 바람이 스포츠로 넘어오면서 TV 제조·유통 등 TV산업 전반에 햇살이 비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오르면서 대화면·입체영상을 즐기려는 수요는 이번주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하이마트·전자랜드를 비롯해 백화점 매장의 일손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2002년 16강 진출이 확정된 이후 TV 판매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처럼, 이번 월드컵에서 8강, 4강에 진출하게 되면 또 다른 월드컵 특수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가전사 역시 월드컵 특수에 환호하면서 3DTV 장외 마케팅에 불을 지피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가박스 코엑스점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 극장에서 2000여명의 응원단이 참가한 가운데 ‘삼성파브 3D 삼각편대 극장 응원전’을 진행한다. LG전자는 각종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자사 3DTV 라인업의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갔다.
남아공 월드컵을 계기로 3DTV 시장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한일전 역시 뜨겁다. 명예회복에 나선 일본 기업과 한국 기업들의 수성 의지가 맞대결 양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미 3DTV 판매에 돌입한 가운데 남아공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소니도 월드컵 열기에 맞춰 일본에서 3DTV를 출시했다. 미국에서는 예약판매에 들어갔으며, 오는 7월 한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소니는 미국 스포츠채널인 ESPN과 손잡고 프로페셔널 HD 카메라를 지원하면서 3D 전문기업으로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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