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시즌이다. 응원하다 지칠 때면 축구 게임이라도 한 판 하고 싶어진다. 축구는 팀원간 호흡이 중요한 협동스포츠다. 박지성 같은 월드스타가 있더라도 팀워크가 있어야 골을 넣고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지금까지의 축구 게임은 협동과 거리가 멀었다. 한 명의 게이머가 11명의 선수를 모두 조종해서 싸우는 개인전이다. JCE의 ‘프리스타일 풋볼’은 3대3에서 5대5의 인원이 맞붙는 ‘풋살(Futsal)’ 게임이다. 농구게임 ‘프리스타일’처럼 한 사람당 하나의 캐릭터를 담당하는 팀전 방식으로, 협동플레이의 쾌감을 만끽할 수 있다.
◇현실적인 동네축구를 구현했다=프리스타일 풋볼에는 유명선수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조기축구를 즐기는 무명의 동네청년들이 있을 뿐이다. 카툰렌더링 방식의 소박한 그래픽도 ‘피파’나 ‘위닝일레븐’의 극사실적 그래픽과 비교된다. 한 팀당 11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정통 축구게임도 아니다.
하지만 프리스타일 풋볼은 실제 축구와 가장 닮았다. 월드컵과는 달리 실제 축구에서는 공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고, 팀원은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움직이기 일쑤다. 프리스타일 풋볼은 실제 축구의 불확실성을 그대로 반영했다. 공을 뺏기도, 돌파하기도, 골을 넣기도 힘들다. 공을 따라 우루루 몰려가는 동네축구와 다를 바가 없다. 여기에 묘한 중독성이 있다.
실제로 게임을 즐기다 보면 진짜로 축구를 하고 있는 착각에 빠진다. 영화 ‘올드보이’의 주인공이 상상 속에서 무술을 단련했던 것처럼, 게임만 해도 축구실력이 늘 것만 같은 기분이다.
◇난이도와 매칭 시스템은 문제=실제 축구와 비슷하다는 말은 게임의 난이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슛과 패스만으로 게임이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처음에는 방향 키와 6개의 키만으로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스킬을 배울수록 조합이 늘어나서 초보 이용자들은 감당하기 어렵다. 개인전이라면 게임에 서툴러도 괜찮지만 팀플레이에서는 다른 팀원들에게 여간 민폐가 아니다. 초보 이용자라면 초반에 같은 편에게 욕을 먹어가며 배우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공격수와 미드필더를 선호하고 수비수는 선택하지 않는 점도 문제다. 후방에서 팀을 지원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골을 넣는 재미보다는 못하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계급이 높은 사람들이 공격을 담당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이렇게 특정 포지션에 사람이 몰리다보니 수비수가 없어서 게임을 못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골키퍼의 경우 현재 인공지능이 담당하고 있지만 차후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게 되면 수비수와 비슷한 신세가 예상된다.
2006년, 월드컵특수를 노린 수많은 캐주얼 풋살게임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현재 살아남은 게임은 단 하나도 없다. 안이한 기획과 낮은 게임성으로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제 JCE가 개발한 프리스타일 풋볼이 시험대에 올랐다. 오는 7월 있을 공개서비스에서 승리골을 제대로 터트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플레이포럼 서동민 기자 chino@playfor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