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자동차 튜닝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현재 최소 1500억원에서 최대 5000억원 수준인 국내 자동차 튜닝시장이 5년 내 10배 이상 크게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고 튜닝 사업을 새로운 먹을거리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튜닝 전문 브랜드 `TUIX(Tuning is innovation & expression)`를 도입해 맞춤형 튜닝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튜닝은 사용자의 편의와 개성에 맞게 제품을 재구성하는 것으로, 자동차뿐만 아니라 휴대전화와 컴퓨터, 의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확산되는 추세다.
현대모비스가 TUIX 브랜드를 처음 적용하는 모델은 투싼ix로 이 차량 전용 프런트와 리어 스키드플레이트, 18인치 투톤 휠 등 투싼ix 전용 튜닝 제품 47종을 이날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투싼ix 신차 구매 고객은 에어컨이나 후방주차센서 등을 옵션으로 선택하는 것처럼 취향에 맞는 외장 액세서리들을 출고 전 주문해 장착할 수 있다.
프런트ㆍ리어 스키드플레이트와 18인치 투톤 휠, 도어스텝플레이트 등을 장착하면 튜닝 비용으로 100만원가량이 소요된다고 모비스 측은 설명했다.
모비스 관계자는 "투싼ix를 시작으로 현대차의 모든 차종을 대상으로 튜닝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보다 자동차시장 규모가 큰 독일과 일본, 미국 등은 한 해 튜닝시장만 20조~30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 측은 "일본과 독일 등에서는 자동차 튜닝 사업이 양산차 판매를 능가하는 별도 수익모델로 성장했다"면서 "BMW와 아우디, 도요타 등 외국 유명 완성차 업체들도 별도의 튜닝 계열사를 브랜드화해 이윤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월 전남 영암에서 열리는 F-1 대회를 계기로 튜닝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고취되면 2015년 국내 튜닝시장이 5조원대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도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진출하는 튜닝 사업 부문은 겉모습을 꾸미는 `드레스업 튜닝`이다. 엔진 출력을 향상시키는 `퍼포먼스 튜닝`은 엔진과 소음, 환경 관련 규제가 심해 합법적인 시장 진출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현대모비스는 기존에도 자동차 용품 전문 브랜드인 `카페`를 2002년부터 보유하고 있지만 한 해 15조원 규모 회사 매출에서 고작 10억원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현대차그룹의 튜닝시장 진출 발표에 중소 튜닝 업체들은 경계하고 있다.
국내 튜닝전문업체 C사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장기적으로 튜닝시장이 성장하겠지만 대기업 브랜드가 성공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소비자 개인의 취향을 맞춰야 하는 튜닝 사업을 대기업ㆍ공급자 논리로 이끌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BMW 벤츠 같은 브랜드에 튜닝 계열사가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서 해당 브랜드 자체가 튜닝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최대 자동차메이커가 국내 규제를 풀고 외국 진출길을 뚫어주길 바라는 목소리도 있다.
[매일경제 김은정 기자 /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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