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관계관리(CRM)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AKIS 관계자는 애경그룹 유통부문에서 DW 어플라이언스를 적용하면서 CRM의 가치가 비로소 제대로 발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다차원 고객 분석과 고객 구매 패턴 분석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기술적으로는 예전에도 가능했다. 그러나 마케터들이 원하는 시간 내 분석 결과를 제공하진 못했다.
요즘처럼 인터넷 쇼핑몰 이용자가 확산되고 있는 때에는 백화점 방문 고객과 인터넷 쇼핑몰 방문 고객의 상관 관계, 유관 제품의 상향판매(up-selling)과 교차판매(cross-selling) 경향 분석은 거의 실시간으로 요구된다. 하지만 DW 어플라이언스로 바꾸기 전에는 한 가지 분석 보고서가 나오는 데에도 최소 2일 이상 걸려 적시성이 떨어졌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판촉물에 들어갈 카탈로그를 고객별로 분류하고 우편 발송, 고객이 받아보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빨라도 1주일이 소요된다.
기존 DW에서 가장 고민스러웠던 것은 고객과 고객 정보는 늘어나는데 적절한 시간 내 교차 분석이 안 된다는 것이다. 특정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다른 상품을 구매할 확률, 면세점을 이용한 고객과 분당·구로·수원 소재 백화점(AK플라자)을 이용한 고객의 상관관계 또는 구매한 제품의 연관성 등 깊이 있는 분석이 어려웠다. 고객을 360도 싱글 뷰에서 보지 못했기 때문에 같은 고객인데도 시스템에서는 면세점 고객, 백화점 고객, 온라인 쇼핑몰 고객으로 따로 보는 것이다. 연관 관계 규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지만 쿼리의 조건이 몇 가지 늘면 분석 시간이 오래 걸려 적절한 사전 마케팅이 어려웠다.
DW 어플라이언스를 도입한 이후에는 면세점을 이용한 고객이 1~2주일 내 백화점 명품관을 찾아 유관 제품을 구매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됐다. 면세점을 이용하면서 면세 한도 초과나 시간 등을 이유로 미처 구매하지 못한 제품을 입국 후 백화점에서 다시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또 화장품 매장 행사 기간 중에는 명품 매출이 늘어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용모 관리에 관심이 많은 20대 여성 고객이 백화점 화장품 매장을 찾았다가 명품관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밝혀진 것이다. 이런 분석 결과는 거의 매일 바로 제공되어야 하는데 DW 어플라이언스 도입 이후 가능해졌다. 지금은 단 30분이면 결과가 나온다.
지난 5월 31일부로 AK면세점이 롯데호텔(롯데면세점)에 인수되면서 면세점 고객 정보는 애경그룹 유통부문에서 이제 다루지 않지만 백화점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전 마케팅의 효과가 두드러져 마케터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AKIS 관계자는 “연령대, 직업별, 지역별 등 고객들이 월초, 월말 혹은 특정 기간에 어떤 품목을 많이 구매하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며 “보통 마케팅 효과는 DM 반응률로 파악하는데 이전에 비해 7배 이상 반응률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번거로운 판촉 우편물에 불과했던 카탈로그가 적절한 고객, 적절한 구매 가능 시기에 제공되면서 고객의 구매 요구에 부응하는 정보 매체로 바뀐 것이다.
실무자 대상의 사용 교육도 병행했다. 이전에 사용하던 사이베이스 DW에서 테라데이타 DW 어플라이언스로 바꾸면서 데이터 추출ㆍ변환ㆍ적재(ETL) 툴도 바꿨기 때문이다. 더 빠른 시간 내 유효한 분석 결과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은 마케터들로부터 나온 요구였지만 3년 이상 사용하면서 손에 익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ETL 툴 대신 인포매티카의 ETL 툴로 바꾸면서 사용자 교육이 필수였다.
약 10년 전 CRM 열기가 불어 닥쳤을 때 많은 백화점, 금융업체에서는 CRM 시스템을 구축하면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고 근간이 되는 고객 정보를 바르게 알고 연관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DW를 구축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구축한 DW CRM 혹은 분석 CRM은 기업들에게 소프트웨어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이 교훈은 지금도 유효하지만 적절한 IT 솔루션이 올바른 전략과 결합되면 가치를 발휘한다는 것을 애경그룹 유통부문에서는 체험하고 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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