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루투스는 디지털 기기 간 무선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디지털 기기에 블루투스 모듈을 장착하는 것만으로 휴대폰이나 노트북 등 주변의 다른 디지털 기기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필컴(대표 류제국)은 지난 2005년 10월 설립된 블루투스 전문업체다. 업력은 4년여에 불과하지만 블루투스 모듈 부문에서는 국내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경기중소기업이업종교류회 회원사 가운데 가장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인정받아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강점은 우수한 맨 파워. 류제국 사장을 비롯한 엔지니어 5명이 모두 블루투스 분야에서 7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베테랑이다. 특히 류 사장은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출신의 네트워크 프로그래밍 전문가다. 현대모비스에 근무하면서 알게 된 지인의 소개로 1998년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인 세나테크놀로지 창업에 동참했다. 2000년에는 세나테크놀로지가 블루투스 부문을 떼어내 분사한 이니티움에 합류했다.
류 사장은 두 차례나 벤처 창업에 동참한 경험이 필컴 창업에 큰 보탬이 됐다고 말한다. ‘잘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경영철학도 이 때 생겼다. 필컴이 블루투스 모듈 개발과 마케팅에만 주력하고 생산은 모두 아웃소싱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당연히 엔지니어 외에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아 현재 전 직원이 11명에 불과하다.
필컴은 이 같은 실리적인 경영을 통해 설립 이듬해인 2006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다. 2006년 약 1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2007년에는 16억원을 기록했다. 2008년에는 24억원, 지난해에는 37억원을 올리는 등 매년 두 배 가까운 매출 신장세를 이어왔다. 올해는 55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블루투스 모듈에 소프트웨어를 얹은 ‘블루투스 기능 모듈’과 유선 시리얼 통신을 블루투스를 이용해 무선통신으로 바꿔주는 시리얼 제품 등이다. 블루투스 대신 지그비(ZigBee) 기술을 채용한 시리얼 제품도 있다. SK주유소와 연계해 주유소를 이용하는 차량에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고 차량 상태를 진단해주는 제품인 ‘SK디지털허브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필컴은 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SSD) 유통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블루투스 모듈 판매망을 활용해 하나마이크론의 SSD도 함께 판매하기로 했다. 하나마이크론은 필컴이 개발하는 블루투스 모듈을 생산해 제공하는 반도체 패키징 업체다. 필컴은 지난 2004년 이 회사와 블루투스 모듈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류 사장은 “블루투스는 이미 대중화된 기술이라 대기업에선 자체 칩 개발로 대체하고 있지만 아직은 블루투스 모듈을 찾는 분야가 많다”며 “지금까지 쌓아 온 기술력과 탄탄한 고객 신뢰도를 바탕으로 필컴을 강소기업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직원 대부분이 초창기부터 함께해 온 동료들”이라며 “이들에게 물질은 물론이고 엔지니어로서 성취감을 줘 행복감을 맛보게 하겠다는 작은 소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성남=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