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社 해외서 싹 틔운다…亞 전방위 공략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의미를 부여할만한 인수.합병(M&A)건이 있었다. 온라인 증권사인 키움증권이 인도네시아 증권사를 인수한 것이다.

인수 대상은 옛 동서증권 현지법인이 전신인 인도네시아 동서증권(PT. Dongsuh Securities). 창업 10년 만에 대형 종합증권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해외시장에 도전장을 내건 셈이다. 온라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강점을 살리는 차별적인 전략으로 현지 리테일 시장을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키움증권으로서는 사실상 첫 해외 진출이며, 증권업계로서는 해외시장 개척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았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미 여의도 증권사의 해외진출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주로 금융허브인 홍콩을 거점으로, 중국이나 신흥 자본시장인 동남아 등지에서 격전을 벌이는 방식이다. 아직은 리테일 시장 공략이 중심이지만 몇몇 대형사들은 투자은행(IB)에서 ’작지만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홍콩 거점 IB 역량 강화…첫 성과도=대형 증권사들은 홍콩을 아시아권 진출의 거점으로 삼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은 지난달 말 홍콩 현지법인인 ’하나 아시아’를 설립, 영업을 개시했다. 지난 3월에는 동양종금증권이 홍콩법인을 열었다.

이미 진출해 있는 증권사들도 홍콩지역에 역점을 두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 4월 홍콩 현지법인의 자본금을 1천만 달러에서 4천만 달러로 대폭 늘렸다. 삼성증권 역시 홍콩 사업을 조기에 정착시키는 데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싱가포르에 IB 센터를 두고 거점으로 삼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IB 부문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4월 150만달러의 경상이익을 내는 등 월간 기준으로 실적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한국시장과 연계된 ’무늬만 해외IB’가 아니라 글로벌 IB와 경쟁해 외국고객을 상대로 영업한 결과다. 우리투자증권 싱가포르IB센터도 올해 1~3월 39만달러의 경상이익을 내 분기기준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로써 2008회계연도 적자에서 2009회계연도(2009.4~2010.3) 흑자로 전환했으며 회사 측은 올해는 140만 달러 수익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삼성증권 김범구 신규사업추진팀장은 “첫 단추는 잘 끼웠다”면서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면서 트랙레코드(운용실적)를 쌓아 한단계 역량을 높이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흥시장을 잡아라’…동남아 잇단 진출=홍콩이 글로벌 금융사들과 경쟁하며 IB 역량을 키우는 목적이라면 동남아시아는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 자본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미가 크다.

대형사, 중소형사를 가리지 않고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베트남 합작회사인 우리CVB증권의 호찌민지점을 개소식하고 베트남 주식중개 서비스를 시행했다. 지난주에는 한국투자증권이 베트남의 증권사인 이피에스(EPS) 증권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달 중 호찌민사무소를 인가받을 예정이다.

라오스에서는 대신증권과 IBK투자증권이 경쟁하는 양상이다. 대신증권은 국내 금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라오스에 증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라오스에는 현재 증권사가 없다. IBK투자증권은 라오스 최대 민간그룹인 코라오홀딩스의 한국증시 상장을 주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키움증권 이외에도 우리투자증권이 현지 코린도그룹 계열 증권사를 인수해 우리코린도증권을 설립했으며 다음 달부터는 온라인 매매시스템을 가동한다.

대우증권은 또 다른 현지증권사인 이트레이딩(eTrading) 증권에 26.5% 지분을 투자한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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