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안드로이드폰 시장이 ‘안드로이드=국산’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갤럭시S’와 ‘아이폰4’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기존 출시된 외산 안드로이드폰의 판매가 극히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가의 두 제품이 출시될 경우 기존 제품과 비슷한 가격인 20만원대 후반에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입지는 더 좁아지고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진 격이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올 초 출시된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수요가 전혀 없어 판매점에 공급하지 않고 있다”며 “구매문의도 앞으로 출시될 갤럭시S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AS 받기가 수월한 옵티머스Q와 시리우스의 판매가 있을 뿐 외산폰은 전혀 수요심리가 없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외산폰이 국내 시장에서 부진한 이유로 해외 출시된 모델을 한글화 작업만으로 들여온 것이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2008년 노키아, 소니에릭슨 등은 각각 6210과 엑스페리아를 국내에 출시했다. 하지만 소니에릭슨의 경우 세미콜론 중복표기로, 내비게이션폰인 6210은 국내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지도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분노를 산 바 있다. 최근 출시되는 외산 안드로이드폰 역시 이런 부분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지상파DMB의 경우 모토로이를 제외하고 디자이어, 에스페리아X10 등 안드로이드폰은 지원하지 않고 있다. 영상통화 역시 3종 모두 이용할 수 없다. 또한 여성층의 선호도가 높은 셀프 카메라 기능도 외산 안드로이드폰은 모두 지원이 안 된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지상파DMB의 경우 국내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필수 기능이지만 외산폰에는 탑재되어 있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외산폰의 판매량을 밝히 수는 없지만 일부 제품은 극히 저조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갤럭시A의 판매량은 외산폰에 비해 일일 판매량이 최대 5배 이상 기록하고 있으며 옵티머스Q와 시리우스도 일일 개통량이 평균 200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산 단말기 업체들은 지난해 ‘외산폰의 무덤’ 현상이 안드로이드폰에서 재현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외산 단말업체 한 관계자는 “한국 이동통신 시장에서 종합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특화된 제품으로 승부를 겨뤄야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며 “가능한 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현지화와 고객서비스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어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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