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에이징 2010] "장수혁명, 기술이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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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남 석좌교수, 이연숙 회장, 차흥봉 명예교수(왼쪽부터)

 (좌담회 참석자·가나다 순)

변증남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석좌교수

이연숙 한국 노년학회 회장(연세대학교 주거환경학과 교수)

차흥봉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전 보건복지부 장관)

 

 ◇차흥봉 교수=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20세기를 흔히 ‘장수 혁명’이라고 하는데 세계적으로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추세입니다. 전 유엔사무총장이 직접 나서서 고령화 사회를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는 상황입니다. 고령화 사회는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복지 비용이 늘어나 위기지만 노인 인구가 많아지는 건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기술을 활용한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합니다.

 ◇이연숙 회장=고령화 해법은 위기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노인들이 건강한 자립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헬스케어와 문화 콘텐츠 산업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 특징을 축약·집약·과속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사회 진화 트렌드에 노인 소비자 집단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는 포괄적인 산업계 입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열어 줄 것입니다.

 ◇차흥봉=고령 친화 산업은 쉽게 말해 고령자에게 도움을 주는 산업을 통칭합니다. 노인을 위한 서비스, 노인에게 필요한 상품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며 이전에는 ‘실버산업’이라고 불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고령친화 산업이라는 용어가 더욱 합당하다고 봅니다. 경제가 발전하면 노인도 삶의 질을 추구합니다. 구매력도 커집니다. 기술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부분은 고령 친화 사회가 IT산업 발전과 아주 밀접하다는 점입니다. IT를 이용한 고령 친화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으면 개도국에 수출할 수 있는 선점 효과까지 있습니다.

 ◇이연숙=기술이 고령화 사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은 공감합니다. 건강 검진을 기술이 대신하고 로봇이 사람을 대신할 것입니다. 원격진료 기술도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의사가 가가호호 직접 방문하기 힘들지만 IT가 있다면 가능합니다. 로봇이 직접 사람을 대신하는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변증남 교수=고령화 사회에서도 서로 연결된 생활이 가능합니다. 지금은 사람과 사람 간 거리가 가깝지만 외국에 나간 경우에는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소셜 라이프를 연결 라이프로 바꾸는 게 큰 문제인데 이는 정보통신 기술로 가능합니다. 로봇 기술 등 ICT를 활용해 사회에 부담되지 않고 생산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일본·미국·유럽 모두 고령화 사회에 대비 중인데 주목할 지역이 유럽입니다. ‘2002 마드리드 플랜’은 고령화 사회 대비를 범국가적으로 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큰 프로젝트 시작입니다. 고령화 사회를 위해 필요한 기술로는 센서 기술, 몸과 환경이 정보를 교환해 주는 자동화 기술, 생각하는 것을 도와주는 위즈닝 기술, 서로 이어주는 연결 기술, 로봇 등과 인터페이스가 가능한 기술 등 다섯 가지를 꼽고 싶습니다.

 ◇이연숙=안경과 전화처럼 혁신 기술이 일상으로 스며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로봇 기술도 사실 고령자 특성에 맞게 인간친화적으로 변해서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야 합니다. 디지털 융합은 지금은 가전 제품 중심이지만 가구에서 옷·피부에 이르기까지 빠르게 퍼질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보급을 위해서는 특정한 사람을 대상으로 개발하는 것과 일상적으로 개발하는 양쪽에서 접근해야 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노인에게 필요한 건 건강이고 비용 합리성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중화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기술로 생태계 위기와 인구학적 위기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차흥봉=3년 후 서울에서 20차 세계 노년대회가 열립니다. 디지털 세계에서 노인들이 어떻게 잘 살아갈 것인지가 큰 주제입니다. 논문도 5000편가량 발표할 예정입니다. 전시회도 크게 열립니다. 노인 의료기기 서비스 등 발표와 토론도 있습니다. 이 행사가 우리나라 고령사회 정책을 세우고 노년학 연구는 말할 것도 없고 고령 친화 산업을 발전하는 기폭제가 될 것입니다. 특히 ICT를 이용한 고령 친화 산업이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변증남=고령화 사회 기술 발전을 위해 앞으로 어떻게 해야 시장이 커지고 연구 개발도 활성화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고령 인구든지 장애를 가진 사람을 위한 연구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성을 감안해 개발에는 사용자 그룹이 같이 포함되는 연구팀을 꾸리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적극적인 참가를 통해 연구 개발이 활성화하고 제품 효과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주제가 실버 고령사회의 기술 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연구하는 사람은 이 기술을 어떻게 친숙하게 쓸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고령 친화 혹은 인간 친화라는 말을 좋아하는데 사용자와 개발자가 서로 연합해서 기술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연숙=녹색성장 못지않게 고령 친화 산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빨리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사용자가 중심이 돼야 합니다. 노화 현상은 아주 자연스럽지만 노인은 굉장히 예민합니다. 이에 대한 고려 없이 엔지니어링만으로는 절대 성공 못합니다. 사용자 관점이 융합 기술의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

 ◇차흥봉=고령화 사회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노인은 짐이 아니라 자원입니다.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지금부터 노인이 잘살고 국가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IT를 활용해 노인 삶의 질을 높이고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정리=강병준, 황태호 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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