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계열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가 IT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그룹 셰어드서비스센터(SSC)’로서의 역량을 강화한데 이어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를 계열사에 직접 유통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활성화되면 기존 금융권을 대상으로 IT사업을 펼치던 유통 및 서비스업체들의 고전은 물론 유통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데이타시스템, 농협정보시스템, 우리금융정보시스템 등이 유통을 포함한 신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대외 의존도 낮추기에 나섰다.
KB데이타시스템(대표 이달수)은 한국HP, 한국IBM,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등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자사 금융그룹 계열사에 유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국적기업의 유통체계상 직접 이들로부터 제품을 받는 ‘총판’ 사업은 어렵지만 총판 이후 중간 리셀러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는 방식은 가능하다.
김도영 KB데이타시스템 상무는 “도입 과정을 간소화하여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IT기업과 직접 협력하여 새로운 솔루션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정보시스템(대표 송충선)은 최근 한국EMC와 가상화 솔루션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회사는 그룹 가상화 프로젝트 진행시 외부 서비스업체가 아니라 솔루션업체와 직접 협력하여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자체 사업역량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금융정보시스템(대표 권숙교)은 그룹 계열사의 IT프로젝트를 단독으로 수행하는 역량을 강화한다. 기존에는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이 그룹 IT프로젝트를 맡더라도 개발 등 실제 사업은 외부 업체를 활용했다. 회사는 올해 10∼20개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할 예정이다.
금융그룹 계열 IT서비스업체의 이같은 움직임은 그룹 관련 IT사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표면상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외부 유통 및 서비스업체의 참여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유통 과정을 단순화하여 비용을 줄이고,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기업들은 일단 내부 프로젝트 수주는 물론 유통사업을 통해 사업규모를 늘리며, 향후에 기존 전문 IT서비스업체와의 경쟁에 대비해겠다는 생각이다.
반면 이들 업체가 영역을 확대할수록 금융그룹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던 기존 IT업체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향후 금융그룹 계열 IT서비스업체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기 시작하면 금융IT 관련 중소업체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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