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정부가 보유 유전자를 문제 삼아 공무원 시험 합격자들의 임용을 거부하고 법원도 지방정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중국에서 때아닌 ’유전자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광저우(廣州) 포산(佛山)시 산청(禪城)구 법원이 지난 3일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도 유전자가 문제가 돼 임용에서 탈락한 수험생 3명이 포산시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광주일보(廣州日報)가 5일 보도했다.
수험생들은 지난해 4월 시 공무원 시험에 응시, 수석과 차석 등을 차지하는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으나 신체검사 과정에서 ’지중해 빈혈’ 유전자를 지닌 것으로 확인돼 임용에서 탈락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포산시 당국은 “지중해 빈혈 유전자는 질병에 해당된다”며 “신체 건강하고 질병이 없어야 공무원에 임용될 수 있도록 규정한 공무원 임용법에 저촉된다”고 임용 배제 이유를 밝혔다. 이에 맞서 임용 탈락자들은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만큼 건강하다”며 “단지 유전자를 문제 삼아 임용에서 탈락시킨 것은 부당하다”고 맞섰다. 양 측의 법정 공방이 가열되면서 이 소송은 곧 국내외의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광둥(廣東)지역 주민 가운데 1000만 명이 지중해 빈혈 유전자 보유자로 알려지면서 지역 차별이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누리꾼들은 “공무원이 될 유전자는 따로 있느냐”거나 이 소송을 ’중국 최초의 유전자 차별 소송’이라고 규정하며 원고들을 응원했다. 인권단체들도 유전자 검사는 공무원 임용 적격자를 가리기 위한 통상적인 신체검사 수준을 벗어난 프라이버시 침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나 산청구 법원은 “의료계의 폭넓은 자문을 구한 결과 지중해 빈혈 유전자는 혈액병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포산시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원고들은 즉각 “항소를 검토하겠다”며 법원 판결에 불만을 표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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