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업계에 떨어진 화웨이의 가격 덤핑 공세는 상상을 초월한다. 화웨이는 우리 기업의 일반 원가 20% 수준의 단가로 통합LG텔레콤의 광전송장비 입찰에서 공급권을 따냈다. 다른 기업들은 도저히 가격을 맞출수 없는 수준이다. 인건비는 커녕, 원가조차 들어가지 않는 그야말로 ‘덤핑 폭탄’에 가깝다. 화웨이와 함께 공급권을 따낸 다른 기업도 엄두조차 못낼 가격대다. 화웨이의 이같은 덤핑공세는 우리 기업 경영의 오랜 관행에서 비롯됐다. 바로 최저가 입찰제가 나은 병폐다.
최저가 입찰제를 본지도 여러차례 문제점을 지적한바 있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최저가 입찰로 인해 원가 이하로 납품하거나, 제품의 품질 불량을 가져온다며 반발했다. 도요타의 자동차 결함 역시 납품가격을 낮추려는 대기업 문화에서 비롯됐다. 이번에 벌어진 통합LG텔레콤의 입찰사태 역시 통신사업자가 최저가 입찰로 가격을 낮추려는 경영시스템에서 비롯됐다.
낮은 가격에 물건을 구입하려는 것은 경영의 ABC다. 하지만 우리는 도요타 사태를 통해 낮은 가격으로의 납품만을 강요할때 서비스 품질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체험했다. 이로 인해 기업 스스로 존폐 위기까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덤핑공세는 다양한 병폐를 낳는다. 국내 고용을 줄이고 중소기업의 생산기반을 무너뜨린다. 그동안 대기업과 함께하던 협력업체라는 생산의 선순환 고리가 무너진다. 결국 국내 기업은 사라지게 되고, 외국기업에 통신장비를 내어주게 된다. 국내 경쟁력이 없는 통신장비는 외국업체가 부르는 대로 대가를 치뤄야 한다.
화웨이는 이번 입찰을 ‘전략적 판단’이라고 했다. 그 전략적 판단이 무엇인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통신사업자와 국내업체, 그리고 덤핑행위를 규제하는 공정위는 화웨이 입찰사태와 파장을 치밀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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