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번호이동 5월 68% 급증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 업체들의 마케팅비를 제한하기로 한 뒤 주춤했던 휴대전화 시장의 번호이동이 이달 들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집계한 현황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7일까지 SK텔레콤, KT, 통합LG텔레콤 등 통신 3사의 번호이동은 총 75만4천880건으로, 지난달 44만8천872건에 비해 68.1%나 급증했다. 최근 하루에 2∼3만 건씩 번호이동 현상이 나타난 점을 고려할 때 31일까지 번호이동은 80만건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들어 번호이동은 지난 1월 48만1천123건에서 2월에는 61만547건으로 크게 늘고, 3월에는 68만320건으로 다소 증가했다가 지난달에는 상승세가 큰 폭으로 꺽였다.

지난달 급감세는 3월 방통위가 통신 사업자에 대한 마케팅 비용 비중을 매출액 대비 20%로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일반 휴대전화에 대한 보조금을 대폭 줄이는 대신 스마트폰과 전략 휴대전화를 중심으로 보조금을 집중해왔다.

그럼에도, 이달 들어 번호이동 건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기존 스마트폰에 대한 보조금이 줄지 않고, 신규 스마트폰에 대해서도 상당액의 보조금이 지급되는 등 여전히 시장에서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란 해석이 제기됐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방통위의 마케팅비 가이드라인 발표가 아직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규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여전히 보조금 과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달이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끼어 있는 가정의 달인 만큼, 선물 수요 등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같은 달에도 번호이동 건수는 급증세를 나타냈었다.

여기에 마케팅비 제한으로 보조금이 축소될 것을 염려한 소비자들이 미리 구입하려는 심리가 반영된데다, 일부 스마트폰 대기수요가 이달 출시된 갤럭시A와 디자이어, 시리우스 등으로 몰린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타났다.

이와 함께 지난달까지 통신 3사간 시장점유율은 SK텔레콤이 50.7%, KT가 31.4%, 통합LG텔레콤이 17.9%로 조사됐다. KT는 올 초 31.3%였던 시장점유율을 0.1% 포인트 올렸고, 통합LG텔레콤은 18.0%에서 0.1% 포인트 떨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