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명으로 사용된 임퍼레이터는 원래 고대 로마의 ‘임페라토르’ 고대 로마 공화정 시절의 총 군사령관을 뜻하는 말이다. 공화정의 로마가 제정으로 넘어가면서 황제를 뜻하는 엠페러(emperor)의 어원이 되기도 했다.
레이저 임퍼레이터(Razer Imperator)는 바로 ‘황제’라는 의미에서 최고의 제품이라는 것을 상징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어느 분야에서 최고냐고? 물론 게임이다.
콘솔 게임기에서 마우스는 거의 쓰지 않지만 PC용 게임에서 마우스는 필수다. FPS(First Person Shooting: 1인칭 슈팅)와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로 대표되는 RTS(Real Time Simulation) 게임에서 마우스의 조작은 승패로 직결되는 만큼 게임 애호가들은 더 좋은 게이밍 환경을 제공하는 마우스를 원한다.
임퍼레이터는 겉모습부터 일반 마우스와는 다르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연결선. 게임용 마우스는 기본이 유선이지만 이 제품은 선을 마치 다리미의 전깃줄처럼 천 재질로 견고하게 코팅해 선이 쉽게 엉키거나 끊어지는 것을 막아준다. 고급 게이머용 마우스는 달라도 뭔가 다르다.
휠 바깥쪽에 고휘도 LED를 마련한 것은 마우스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부분이지만 휠 뒤쪽과 왼쪽에 두개의 버튼이 따로 달려있다는 점이 재미있다. 오른쪽에는 아무런 버튼이 제공되지 않는다.
왼쪽 두개의 버튼은 앞뒤로 위치 조정이 가능하므로 최대한 엄지손가락이 잘 닿는 위치로 설정할 수 있다. 덕분에 사소한 부분에서도 승패가 갈리는 상황에서 손가락 길이 차이로 인한 오작동을 방지할 수 있다.
보통 이런 게이밍 마우스에는 다양한 버튼 설정을 위해 컨트롤러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는데 이 제품도 마찬가지다.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버튼별 기능이나 매크로, 프로파일 설정은 물론이고 최대 5,600까지 DPI 설정이 가능하다. 이 정도로 복잡한 마우스인 만큼 별도의 펌웨어도 제공하고 있다. 쉽게 말해 마우스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는 뜻.
하지만 이런 많은 기능과 높은 사양에도 불구하고 게임에서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면 별 의미가 없다. 우선 마우스를 만져볼 때 가장 많이 느끼게 되는 쥐는 느낌은 꽤 좋은 편이다. 오랫동안 잡고 게임이나 업무를 진행해도 손목 부담이 덜하다.
본격적인 게임 플레이에 들어가면 확실히 기존에 쓰던 일반 무선 마우스와 다른 느낌이다. 작은 움직임에도 최대한 반응이 이뤄진다. 특히 FPS 게임을 즐길 때에는 즉각적인 반응이 온다.
게임 중 다른 화면을 띄울 필요 없이 DPI를 실시간으로 바로 바꿀 수 있어 빠른 조작과 정밀한 조작이 필요한 각각의 경우에 쉽게 대응할 수 있는 점 또한 마음에 들었다. 물론 5개까지 저장되는 프로파일도 바로 바꿀 수 있다.
반면 이 제품의 단점이라면 화려한 사양에 걸맞게 가격 또한 비싼 편(10만원대)이라는 점, 그리고 한글 설명서와 드라이버 디스크가 패키지 안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설정 프로그램 몇 가지 버그가 아쉽다.
한지훈 라지온 운영자 http://lazion.com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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