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출정식 이후로 처음 치른 24일 일본과의 축구 평가전 관련 검색어가 한 주 내내 화제였다. 특히, 한국 대표팀의 든든한 주장 박지성 선수가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내며 기록한 결승골의 무표정 세러머니나 넘치는 체력으로 ‘차미네이터’라는 별명을 얻은 ‘차두리 드리블’은 지난 5월 12일부터 문을 연 ‘네이버 2010 남아공 특별페이지’에서도 단연 최고의 인기 콘텐츠였다.
한국은 전반 시작 후 터진 박지성의 결승골과 종료 직전 박주영의 패널티킥 골에 힘입어 지난 2월 14일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을 3 대 1로 제압한 후 3개월 여만에 열린 한일전에서 2 대 0으로 완승했다. 허정무호는 이날 경기에서 부상 없이 여러 선수들을 가동하며 자신감을 높였고, 부상 중이던 박주영 선수까지 투입, 전술변화까지 시험하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성과를 거뒀다.
최초의 한일전 축구는 1954년 3월 7일 일본에서 열린 제5회 스위스 월드컵 지역예선전이었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일본을 5 대 1로 꺾으며 역전승, 식민통치의 설움을 씻었다. 당시 선수단은 “일본에 진다면 대한해협에 빠지겠다”는 각오로 출정했으며, 이승만 대통령은 “일본인은 한국땅에 발을 디딜 수 없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 두 경기 모두 일본 원정 경기로 열렸다. 일주일 뒤 열린 2차전에서는 양팀이 2 대 2로 비겨 한국은 최초로 월드컵에 진출한 바 있다. 이후 축구에서 한국과 일본이 맞대결한 것은 72차례나 있으며 한국은 이날의 승리로 통산 전적에서 40승 20무 12패로 앞서 있다.
특히 최근 10년간 전적에서도 3승3무2패로 우위를 지키게 되었고 올해에만 2전 전승을 거둬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국민들의 뇌리에 기억되는 한일전은 1997년 9월 28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전이 유명하다.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국끼리 1998년 프랑스월드컵 출전권을 놓고 맞붙은 이 경기에는 한국이 일본의 야마구치에게 선제골을 뺏겨 고전했지만 서정원 선수의 헤딩 동점골에 이어 이민성 선수의 천금 같은 왼발 중거리슛으로 역전극을 연출하며 ‘도쿄대첩’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30일 오후 10시 오스트리아에서 벨라루스와 평가전을 갖고, 세계최강으로 손꼽히는 무적함대 스페인과 오는 6월 4일 1시 (이상 한국시각)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월드컵을 앞두고 계속되는 평가전에서도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대한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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