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배설물로 만든 전력으로 운용되는 데이터센터가 고안됐다. 그동안 탄소배출의 주범으로 몰렸던 동물 배설물과 데이터센터가 오히려 친환경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지 주목된다.
HP의 연구 자회사 HP랩스는 1만마리 젖소의 배설물로 중소형 데이터센터를 운용하는 데 필요한 1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23일 밝혔다.
HP랩스에 따르면 젖소 한마리는 하루 평균 55㎏의 배설물을 배출하고 이는 연간 단위로 20톤에 이른다. 이 배설물은 농장들이 이미 갖추고 있는 배설물수집시스템에 투입되는데, 처리하는 과정에서 메탄가스가 방출된다. 그동안 낙농가에서는 가장 위험한 온실가스 중 하나인 메탄가스를 태워버렸지만 이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데이터센터의 전력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 순환과정이 끝나면 데이터센터가 방출한 열을 다시 모아 배설물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일부로 재사용한다.
이 과정을 적용하면 소 한마리의 배설물로 시간당 3㎾의 전력을 만들 수 있다. 이는 미국의 세가정에서 하루동안 TV를 보는 데 사용되는 전력량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낙농업자들은 곧 구글과 MS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에 뛰어들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HP랩스 연구자 찬드라칸트 파텔은 “컴퓨팅 파워와 데이터 스토리지에 대한 수요는 늘어가지만 데이터센터를 위한 전력 용량은 그를 따라가지 못한다”면서 “연구를 통해 소의 배설물과 데이터센터가 방출하는 열을 어떻게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지 밝혀냈다”고 말했다.
실제 인도 등에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은 바닥난 상황이다. 특히 데이터센터에서 소비하는 대규모 전력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등 환경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욱 고민이 커져왔다.
이에 따라 구글이 수력발전소와 가까운 곳에 데이터센터 입지를 선정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야후 역시 대체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데이터센터를 이전하는 등 최근 친환경 데이터센터는 업계의 화두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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