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D 콘텐츠 시장을 정부가 강력하게 지원하기로 천명한 가운데, 관계부처 중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19일 세부사항을 발표하며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로 촉발된 3D 산업 혁명은 미국, 일본, 유럽 등 영상 선진국 중심으로 미래영상 시장의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세계 3D 산업시장 규모가 2009년 147억달러에서 2015년 2167억달러로 연평균 60% 이상의 급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미 극장주 연합회의 자료에 의하면 3D 상영관의 평균 수익이 2D 상영관보다 3배 이상 많다.
우리나라는 IT 인프라 및 디스플레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반면 3D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 투자, 인력 등 기초 인프라는 절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이다. 국내 3D 시장 수준은 선진국보다 3년∼5년 정도 뒤쳐져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날 제작사례를 발표한 윤제균 감독은 “세계적으로 3D 열풍이지만 정작 국내 3D 제작 경험이 있는 인력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3D 영화를 1년 반 동안 준비해 왔지만 물어볼 것이 또 생기는데, 그 때마다 마땅한 사람이 없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3D산업 육성에 본격 시동을 걸고 관계부처를 통해 ‘3D산업 발전전략’이라는 큰 그림을 발표했으나 문화부를 제외한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부처의 실질적인 실행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문화부가 이날 발표한 계획은 지난 4월 발표된 예산의 절반인 4100억원에만 해당한다. 대부분 콘텐츠 기업 및 제작지원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 내용이 제대로 실행되기 위한 나머지 절반, 즉 지경부의 기업현안 해소 및 투자유치 세부사항과 방통위의 3D 실험방송은 구체적 방안이 시급한 실정이다. 콘텐츠와 인프라, 기술수준이 함께 가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3D 산업에서 벌써부터 부처간 손발이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문화부는 이날 “올해 상반기 내 기기, 서비스, 콘텐츠, 정부의 상생 협의체를 발족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그 전에 선행돼야 할 방통위와 문화부의 콘텐츠진흥 업무분장 이슈는 여전히 답보상태다.
3D 콘텐츠 업자로 이 날 참석한 성필문 스테레오픽쳐스 대표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은 이미 일부 방송 프로그램을 입체 영상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경영시스템이나 보안솔루션 등 부가적인 시스템을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갖춰야 콘텐츠를 수주하고, 나아가 3D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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