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공사가 하이닉스반도체가 추가 투자를 결정할 경우 승인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반도체 사업 투자 규모를 당초 5조5000억원에서 11조원으로 크게 늘린데 따라 하이닉스의 추가 투자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이닉스의 추가 투자 여부는 이달 말 예정돼 있는 이사회에서 최종 결론날 전망이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19일 ‘정책금융공사, 상장회사 협의회, 코스닥협회와 중견기업 금융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 후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소식이 하이닉스의 잠재인수자에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하이닉스 경영진, 채권단들과 반도체 사업투자에 대한 지원과 관련한 논의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하이닉스의 채권단이 신규 지원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에 나선 만큼 필요하다면 하이닉스에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사장의 이번 발언은 채권단이 별도로 자금을 지원하기 보다는 하이닉스가 내부 자금을 이용해 추가 투자를 결정하면 적극적으로 승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이닉스는 D램 경기 호조와 삼성전자의 추가 투자 발표 등에 따라 내부적으로 투자 증액을 검토해왔다. 하이닉스의 올해 투자 규모는 2조3000억원이다.
하이닉스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선은 기존 투자 예산을 최대한 조기 집행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내부적으로 20∼30% 정도의 추가 투자를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지 논의중이며 만약 추가 투자를 결정한다면 내부 자금만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말 기준 2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정책금융공사는 외환은행이 올해 지분을 일부 매각하면서 하이닉스 채권단 협의회 멤버 가운데에서는 최대 주주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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