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동도 트지 않은 이른 아침, 회사원 K양은 출근 준비로 바쁘다. 매일 대전과 서울을 오가야 하는 그녀에게 아침은 전쟁같은 시간이다. 하지만 K양은 이상하게도 출근 기차에 올라타면 기분이 좋아진다. 비단 기차 내부가 쾌적하다거나 승무원의 미소가 반가워서가 아니다. 기차를 이용한 출퇴근을 통해 자연스럽게 ‘환경보호’에 동참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서울∼부산까지 기차를 타면 소나무 11그루를 심는 환경보호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라는 문구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매일 8그루의 나무를 심고 있다는 뿌듯함이 그녀의 출근길을 즐겁게 한다.
‘녹색교통’ 활성화에 적극적인 것은 정부뿐만이 아니다. 비행기·철도·버스 업체들 역시 친환경 사업에 매진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코레일의 ‘에코-레일(ECO-RAIL) 2015’=기차는 사람 1명을 1㎞ 수송할 때 승용차에 비해 약 9분의 1에 불과한 에너지를 소모하며 5분의 1의 이산화탄소(CO₂)를 배출한다. 화물의 경우 1톤을 1㎞ 수송할 때 자동차에 비해 약 10분의 1에 불과한 에너지를 소모하며 8분의 1의 CO₂를 배출한다.
코레일은 이러한 기차의 장점 등을 앞세워 온실가스 저감의 최적대안은 ‘철도’라는 마인드로 활발하게 친환경 사업을 벌이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 2008년 ‘에코-레일 2015’ 비전을 선포했다. 철도 역할증대를 통한 21조원의 사회적 비용 절감과 연인원 110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을 실현한다는 대형 프로젝트다. 2015년까지 철도 이용객을 2배로 늘리고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10% 줄이는 것이 주요 목표다.
3대 전략과제는 친환경 인프라(Eco-Design), 친환경 운영(Eco-Operation), 친환경 정책투자(Eco-Investment) 등이다.
친환경 인프라 부문의 실행과제는 연계·환승 시스템 혁신, 차세대 전기차량 확대, 열차속도 향상 등이다. 특히 연계·환승 시스템 혁신을 위해 코레일은 2015년까지 6개의 복합교통역사를 세우고, 27개소에 자전거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차세대 전기차량은 2015년까지 총 1853량까지 확대한다.
친환경 운영은 에너지 절약과 편의시설 확충 등을, 친환경 정책투자는 광역철도망 확충과 청정열차 개발 등을 실행과제로 한다.
◆대한항공의 ‘녹색비행’=항공업계에서도 친환경 사업은 핫이슈다. 특히 대한항공은 다양한 사업 추진을 통해 녹색성장 시대를 앞서가는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기종 현대화 계획에 따라 기존 항공기 대비 약 20%이상 연료효율성이 높은 A380, B787과 같은 친환경 차세대 항공기로 주력기단을 구성해 친환경 수송을 위한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도입할 A380 항공기는 기존 대형기보다 승객을 35% 이상 더 수송하면서도 이착륙시 소음은 30% 이상 줄일 수 있다. 승객당 100㎞ 이동 시 연료 사용량이 3ℓ인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다.
내년 도입 예정인 B787 항공기는 동체와 날개 대부분을 탄소섬유 합성물로 제작해 기존 알루미늄합금 소재 항공기보다 가볍고 연료소비가 적어 기존 항공기에 비해 CO₂가 약 20% 적게 배출된다.
대한항공은 운항 항로 단축을 통해서도 연료와 온실가스를 절감하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는 중국 동북 지역 내 단축항로를 이용해 연간 약 1200톤의 연료를, 같은해 11월부터는 히말라야 산맥 통과 단축 항로를 이용해 연간 약 900톤의 연료를 절감하고 있다.
2004년에는 기존 각 부문별로 관리되던 연료관련 프로세스를 통합, 체계화 해 연료관리팀을 신설하고 주요 분야에서 개선과제를 발굴해 지속 개선하고 있기도하다.
대한항공은 또 비행 중 연료소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내식·독서물·서비스물품·정비부품을 최소화하는 등 운항 중량을 줄이기 위한 중량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이 방법을 통해 인천~LA 구간에서 항공기 무게를 100㎏ 줄이면 편당 연간 약 4만6000㎏의 CO₂를 줄일 수 있으며, 이는 2200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아름다운 기업’ 금호고속=금호고속의 친환경 사업에는 ‘최초’라는 단어가 자주 붙는다. 그만큼 선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증거다.
지난 2008년 금호고속은 국내 운송업계 최초로 ‘온실가스 인벤토리’ 검증 성명서를 받았다. 온실가스 인벤토리란 한 기업이 얼만큼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정리한 일종의 통계 시스템이다. 구축된 인벤토리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전문 기관으로부터 검증을 받아야 한다.
금호고속은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해 세계적인 검증기관인 DNV로부터 3자 검증을 마치고, 주한 노르웨이 대사로부터 ‘온실가스 인벤토리 검증 성명서’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육상운송업계 최초로 환경부로부터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취득했다.탄소성적표지는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제품의 원료사용, 생산,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CO₂로 환산해 산출한 배출량인 탄소발자국을 인증하고 이를 제품에 표시하는 제도다.
금호고속은 차량관제시스템 운영을 통한 친환경운전 실천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차량운행 시 법정속도 이상으로 주행하면 차량관제실에서 자동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과속을 알리는 시스템이다. 또한 터미널이나 휴게소에서 10분 이상 공회전 할 때 자동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을 운영해 연비향상과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기여하고 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