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인쇄회로기판(PCB)업체들이 해외에서 잇따라 수주을 따내며 해외 매출 비중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비에이치·인터플렉스 등 국내 연성회로기판(FPCB) 업체들이 대만과 중국은 물론 일본과 미국에서 잇따라 대형 공급처를 확보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일본이나 대만 업체를 경쟁입찰에서 제치고, 국내외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애플 아이폰용 물량을 따내기도 했다. 스마트폰이 전 세계 모바일 시장에서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성장성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비에이치는 최근 대만 폭스콘의 자회사로부터 카메라 모듈용 PCB 공급에 대한 러브콜을 받았다. 이 회사가 공급하는 PCB는 애플의 아이폰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측은 월 100만개 이상의 제품 공급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에이치는 애플에 PCB를 공급하는 것 외에도 일본의 히타치와 산요에도 휴대폰 용과 LCD 모듈용 PCB를 각각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해외 매출 목표가 200억원으로 지난해 180억원보다 20억원 가량 늘려 잡았다. 비에이치는 FPCB 외에도 카내비게이션, 모터용 등 다양한 제품군을 해외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최영식 비에이치 이사는 “올들어 해외 매출 규모가 작년에 비해 40% 이상 늘었다”며 “하반기에는 해외 매출 규모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플렉스 역시 최근 해외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인터플렉스는 지난해 30%에도 못미치던 해외 매출 비중이 올해 최대 45%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3년전부터 공급해오던 미국 휴대폰 업체 수출 비중이 최근 스마트폰으로 확대되면서 규모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또 다른 북미 모바일 업체와 PCB 공급 계약이 성사돼 납품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북미 양대 모바일 업체 외에도 전자파 차폐제 업체인 플렉트로닉스뿐 아니라 일본의 샤프, 대만의 라이트온 등에 제품을 공급 중이다.
정진섭 인터플렉스 전무는 최근 해외 매출 비중이 큰 폭으로 확대된 데 대해 “최근 4년간 1000억원 이상 시설과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며 “올해도 생산라인에 600억원 등 꾸준한 투자가 결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복잡한 설계구조와 미세 회로폭이 요구되는 모바일 분야에선 우리나라 기술이 일본과 대만 등에 비해 크게 앞서고 있다”며 “앞으로도 모바일 분야의 PCB는 우리나라 기업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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