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허 경영 비상…법무팀 감사 착수

대형 소송전에서 계속 `고배` 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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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특허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부터 연이어 맞붙은 대형 소송전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원점에서 특허 전략을 다시 점검 중이다. 급기야 최근에는 전사 국내외 법무팀을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했다. 과거 정보통신·LCD총괄 등 특정 사업부 감사가 비정기적으로 이뤄진 적은 있지만 법무팀 감사는 극히 드문 일이다.

 삼성 안팎의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 감사팀에서 법무팀을 대상으로 경영진단 이상 수준의 감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 대상은 기업 인수·합병(M&A), 해외 주요 기업과 특허 계약은 물론 국내·외에서 이뤄지는 각종 조사와 법률 분쟁 전반이다.

 삼성은 특허 출원 업무는 사업부 현업에서 이뤄지지만 소송·라이선스 분쟁 등은 모두 법무팀 소관이다. 법무팀은 국내·해외로 나눠지고 국내 법무 업무는 경영지원실에서 맡고 있다. 해외 법무는 지난해 영입한 김현종 사장이 이끌며 해외법무팀·통상팀·IP법무팀으로 구성돼 있다. 삼성그룹은 2008년 4월 이 회장이 퇴진하기 전에는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기·비정기적으로 강도 높은 경영 진단을 실시했지만 이 회장 퇴진 이후에는 경영 진단이 전무했다.

 법무팀 감사는 삼성이 대형 소송에서 밀리면서 경쟁력 제고 차원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특허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경쟁 업체는 물론 특허 전문 업체에서 집중포화를 받았다. 지난해 삼성이 제기한 소송 건수는 스펜션을 포함해 5건에 불과했지만 피소 건수는 샤프 건을 포함해 25건에 달했다. 이 중 피소 건수는 물론 삼성이 확신을 가지고 제기한 굵직한 특허 소송에서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해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해 1월 특허관리회사 인터디지털은 삼성전자에 이동통신 관련 특허 소송을 제기해 2012년까지 약 4억달러 로열티를 지급받는 데 합의했다. 2년 동안 끌어온 특허 소송에서 결국 법원은 인터디지털측 손을 들어 주었다. 이어 삼성은 미국 램버스와 SD램 등 새로운 메모리 특허권 사용 건을 놓고 무효 소송을 벌였지만 2010년부터 5년 동안 7억달러를 내는 조건으로 램버스 측과 합의했다. 겉으로는 두 회사가 특허 소송을 취하하는 형태였지만 2005년 6월 당시 램버스가 삼성전자와 D램 특허 계약 만료(7월)를 앞두고 새로운 기술 특허 18건을 침해했다고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제소했고 삼성은 “근거 없다”며 맞소송을 벌였지만 결국 5년 만에 삼성이 먼저 합의하는 쪽으로 일단락됐다.

 최근에도 삼성은 샤프와 힘겨운 소송을 진행했다. 삼성과 샤프는 지난 3년 동안 LCD 액정 구동·모듈 기술과 관련해 특허 침해 소송 공방을 진행해 합의했다. 그러나 삼성이 다시 모듈 기술의 일종인 ‘VA(Vertical Alignment·수직 액정배열 방식)’ 특허를 라이선스한 셈이어서 결국 샤프에서 기술 독립은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샤프와 특허 공방은 삼성이 계속 지급해왔던 VA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못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하면서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은 특허를 피해 제조 공정을 바꾸면서 수율 감소와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 밖에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삼성자동차 채권 금융기관과, 일부 해외법인은 LCD와 D램 판매와 관련해 미국 법무부와 유럽위원회 등 독점 금지 당국으로부터 연이어 조사를 받고 있다.

 강병준기자, 김원석 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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