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유럽발 악재로 패닉에 빠지며 1680선대로 주저앉았다. 유럽발 경제위기가 확산될 것이란 우려에 코스닥도 2% 가까이 급락했다.
6일 코스피는 1.98%(34.04포인트) 내린 1684.71로 마감했다. 지난 3월 24일 1681.01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인의 매물 폭탄이 낙폭을 키웠다. 3월 이후 기록적인 순매수로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은 이날 7408억원을 순매도하며 2008년 6월 12일(9731억원) 이후 가장 많이 내다팔았다. 개인과 기관이 저가 매수에 나서며 각 3477억원, 2679억원을 순매수해 낙폭을 줄였다.
전업종이 고루 내렸으며 삼성전자(2.40%), 하이닉스(2.59%), LG전자(0.87%)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급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별탈없이 상승한 코스피가 이번 사태로 당분간 조정기에 접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분기 실적 시즌이 정점을 지나 지수 급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자칫 120일 이동평균선인 1660선이 붕괴될 가능성도 열어 놔야 한다”며 “다만 주말 발표 예정인 미 고용지표 등 재정문제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는 호재가 나온다면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장중 505선까지 밀렸던 코스닥은 1.88%(9.76포인트) 하락한 509.23으로 마감했다. 아시아권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3.27%, 대만 가권지수는 1.53% 하락했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와 안전자산인 달러에 돈이 몰리면서 환율은 폭등했다. 전일보다 25.8원 급등한 1141.3원을 기록했다.
한편 LG경제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다른 남유럽 국가들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포르투갈과 스페인 역시 재정 적자가 많고 저축률이 낮으며 주택 거품·높은 실업률·금융 부문의 상호 연관성 등이 문제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세계 경제 및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연구원은 “남유럽의 해외 자산 70% 이상이 유럽계 은행에 집중돼 이번 사태는 유럽 내부의 문제로 남을 가능성이 크고, 세계 경제의 더블딥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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