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0조원에 달하는 한국형 원전 수출 계약에 성공한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원전 건설과 운영의 ‘브레인’ 역할을 할 IT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지에서 원전 건설 단계부터 운영 및 관리를 위한 IT프로젝트들이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원전 관련 정보시스템 개발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주도하고 있다.
원전 관련 정보시스템은 △철저한 건설 시운전과 함께 단계적 공정·시공관리를 위한 원전건설관리시스템 △현지 자재 구매와 품질 관리 수준을 높이기 위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공정과 공사비를 연계해 성과관리가 가능하도록 할 성과관리시스템(PPMS) △모든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공유시스템인 의사결정 시스템(BOK)과 ‘E-포털’ 등이 핵심이다. 특히 UAE 원전 건설 사업의 경우 각 단계별 공정 진도율에 따라 돈을 지급해 주는 형태이기 때문에 사업 전체에 대한 철저한 공정관리가 가능하려면 최고 수준의 정보시스템을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최근 원전 건설용 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핵심 시스템용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총 24억여원 규모로 추진되는 원전 건설용 시스템 구축 작업은 해당 정보시스템들을 신규 개발하기 보다 그동안 한수원에서 사용해온 시스템들을 UAE 현지 맞춤형 시스템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기존 시스템들을 영문화하고 현지화작업을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또한 일부 영역에 한해서는 신규 개발도 진행된다. 각 시스템별 사업 규모는 건설관리시스템에 9억원, ERP 시스템에 7억원, 성과관리 및 정보공유시스템에 8억원이 배정됐다. 한수원은 이달 내로 이렇게 크게 3개 영역의 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을 마치고 연말까지 시스템 오픈과 현지 적용을 모두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원전 건설관리시스템은 말 그대도 원전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들을 입력해 공정관리 및 시공관리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이번 사업을 통해 시공관리 분야의 일정과 진도율 관리의 프로세스를 보완하고 공정관리분야는 신규로 개발할 예정이다.
한국수력원자력 건설정보팀 김준수 차장은 “이번 원전 사업은 공정 관리가 핵심이기 때문에 기존 원전건설관리시스템에서 공정관리 분야를 대폭 강화해 새롭게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에서는 원전사업에서 한수원이 계약자이자 발주사이지만 UAE 사업의 경우 한전이 주계약자이기 때문에 결재기능도 재개발한다. 이 외에 한수원은 공정관리 및 시공관리 등 15개 단위시스템에 대해 입력·검색·출력화면을 영문화하고, 이들 시스템에 대해 사용자 안내서도 별도 작성할 계획이다.
UAE용 ERP의 경우 건설관리시스템에서 지원하지 않는 구매와 회계, 자재 관리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원전건설관리시스템과 연계해서 사용된다. UAE용 ERP 시스템 구축 사업도 품질관리(QM), 기자재제작검사관리(MMIMS), 자료관리(LDM), 구매자재관리(MM) 등 4개 모듈을 영문으로 재개발하고, 한전 ERP 시스템과의 데이터 연계 처리 부분 등 구매자재 관리 기능 일부를 신규 개발한다. 또 4개 모듈 모두 사용자안내서, 시스템운영서, 시스템설계서 등 영문으로 매뉴얼해서 현지에서 활용하기 쉽게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설계, 구매 등 각 분야별로 진도 현황관리 및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PPMS도 동시 개발에 들어간다. 이 외에도 원전건설 사업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서와 자료, 도면 등의 데이터를 저장해서 지식화할 수 있도록 지식관리시스템(BOK)과 건설참여사간에 정보교환 및 협업을 할 수 있도록 사외 프로젝트포털(E-Portal)도 개발한다. 물론 이들 시스템도 영문으로 개발된다. 한수원측은 3개 영역의 시스템 개발 작업과 함께 이들 시스템들을 운영해 나갈 현지 데이터센터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준수 차장은 “올 상반기 내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통신장비, 백업장비 등 전산센터를 구성하기 위한 설비도 도입할 것”이라며 “특히 현지 환경상 항온항습기, 네트워크, 전원공급장치(UPS) 등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유효정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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