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PC 다시 들여다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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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이슈화된 온라인게임 과몰입 문제에 각계 전문가와 관련업계 종사자들이 다양한 대안 및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집에 있는 데스크톱PC의 케이스를 열어 아이들에게 그 내부를 보여주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온라인게임과 인터넷이용을 가능케 하는 핵심 부품들을 실제로 눈으로 보고 만져보게 되면 아이들의 태도가 확 달라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바쁜 생활로 IT기기와 멀어진 부모세대가 자녀에게 PC를 설명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나 자신의 학창시절의 예를 들며 자녀와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보다 쉽게 대화할 수 있다. 지금은 장년층이 된 많은 사람은 PC의 혁신을 몸소 경험한 세대다. 1980년대 초 무렵 애플II라는 개인용 컴퓨터를 기억하며 1990년대에는 286, 386, 486 그리고 펜티엄으로 불리던 컴퓨터CPU를 따라가면서 급속도로 빨라지는 PC에 놀라워 했다. 전자상가를 돌며 컴퓨터를 조립하기도 했고 밤을 새워가며 컴퓨터게임을 했다. 전화모뎀을 연결하면서 즐겼던 PC통신의 열광도 잠시, 1990년대 중반부터는 인터넷 브라우저가 확대돼 누구나 쉽게 인터넷을 사용하게 됐던 것을 기억한다.

 이처럼 변화를 겪은 자신의 경험은 자녀에게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PC의 세부적인 구조는 모를 수 있지만 e메일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나의 생활이 어떻게 바뀌었으며 인터넷을 처음 접하면서 어떻게 생활이 변화됐는가 하는 점은 쉽게 설명할 수 있다. 굳이 1992년 미국 한 대학의 슈퍼컴퓨팅 연구소에서 고안된 최초의 웹 브라우저인 ‘모자이크’를 이야기하지 않아도 된다. 매 2년 이내에 프로세서의 집적도가 2배씩 높아진다는 ‘무어의 법칙’을 말하지 않아도 된다. 나의 생활을 변화하게 했던 IT의 혁신이 PC라는 아주 가까운 기기를 통해 이뤄졌다는 것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설명해주는 것이야말로 살아있는 교육방법이다. 이를 통해 자녀들은 부모세대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자연스럽게 과몰입에서 해방되고 PC를 혁신의 기기로 바라보면서 사고방식을 바꿀 수 있다.

 PC기술의 진보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3년 전의 PC에 비해 올해 출시한 PC는 약 2.5배 이상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진보가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몇 년 전을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포토숍이란 프로그램을 사용해 사진을 수정하는 일은 10여년 전에는 전문가들의 영역이었지만 요새 젊은이들은 일명 ‘뽀샵’이라고 하며 PC로 쉽게 사진을 편집한다. 첨단벤처기업의 기술이었던 인터넷 영상전화는 지금은 멀리 거주하는 손주와 조부모를 이어주는 하나의 도구 수준이다. 카페에 앉아서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하는 사람이 멋져 보였던 것도 이제는 일상적인 일이 됐으며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등 집 안의 IT기기를 PC와 연결해 활용하는 것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됐다. 이처럼 PC가 지속적으로 나의 곁에서 생활을 더 윤택하게 변화시켜 왔다는 것을 조금만 뒤돌아 봐도 알 수 있다.

 자녀에게 이러한 생활의 혁신을 가능하게 한 PC와 그 핵심 부품인 CPU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은 사고의 폭을 넓혀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자녀에게 매우 중요한 교육이다. “30여년 전 조용히 나의 손을 잡고 PC 상자를 열어 보여 주었던 아버지에게 감사한다”던 인텔의 한 핵심연구원의 술회가 기억난다. PC를 통해 ‘펜티엄’세대와 ‘코어’세대를 잇는 자녀와의 대화를 시작해보기를 권한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 hs.lee@int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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