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톱)/구글 ‘넥서스원’ 시들시들… 버라이즌 판매 외면

 지난 1월 출시됐던 구글의 스마트폰 ‘넥서스원’이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가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와이어리스가 도입 계획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유럽에서는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직접 판매를 포기하는 등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구글은 26일(현지시각) 버라이즌용 넥서스원을 기다리는 고객들에게 “넥서스원의 사촌격인 HTC의 ‘인크레더블’을 구입하라”고 공지했다.

 구글은 넥서스원이 출시될 때부터 올 봄이면 버라이즌 네트워크에서 넥서스원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알려왔다. 하지만 그 계획이 철회되면서 버라이즌의 9000만 이상 가입자들은 넥서스원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현재 넥서스원은 미국에서 T모바일, AT&T 등이 공급하고 있다.

 지금까지 넥서스원 판매는 15만대 가량으로 추정됐다. 이는 ‘애플 아이폰의 대항마’로 야심 차게 소개됐던 것을 고려하면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여기에 미국 최대 이통사(버라이즌)가 넥서스원 도입을 포기하면서 넥서스원의 판매 전망이 점점더 어두워지고 있다. 구글은 계획이 바뀐 이유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넥서스원의 부진한 판매가 유통경로에 있다고 분석했다. 구글이 직접 판매에 나서면서 이통사가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단말 가격은 비싸졌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업체 BGC파트너스의 콜린 길리스 애널리스트는 “넥서스원은 실패작이다. 이제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됐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구글은 “넥서스원은 안드로이드 확대를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말한다. “넥서스원의 목표가 애플 아이폰에 대항해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용체계(OS)를 확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넥서스원이 나오면서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HTC, 모토로라 등에 채택됐고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면서 “최근 매일 6만대 이상의 안드로이드폰이 팔려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표정관리를 하면서도 전략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보다폰을 통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에 넥서스원을 내놓으면서 직접 판매 전략은 펼치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웹스토어에서 이통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했던 전략이 효율적이지 못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구글 대변인은 “이통사를 통해 판매하는 것은 유럽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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