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유럽 아이슬란드에 위치한 ‘에이야프얄라요쿨(Eyjafjallajokull)’ 화산이 폭발하면서 지난 14일부터 거대한 화산재를 분출하기 시작했다. 하늘을 뒤덮은 화산재 때문에 항공운항이 속출하면서 공항에 발이 묶인 항공 이용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은 1100년 동안 네 차례 폭발했다. 이번 폭발은 1821년 이후 189년 만이다. 화산폭발로 주변 빙하가 녹아 기화되면서 14일부터 다량의 화산재가 분출됐다. 이 화산재가 대서양 상공 11㎞까지 상승, 영국과 북유럽 상공을 덮어 버렸다. 이에 따라 영국, 덴마크, 프랑스 등에서 항공기 운항이 전면금지되면서 9·11 테러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항공대란을 불러왔다.
항공마비 사태는 심지어 폴란드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의 장례식 행사에도 영향을 미쳐 미 오바마 대통령 등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참석을 취소하기도 했다. 유럽연합은 사건 발생 6일째인 지난 20일 긴급 교통장관회의를 열고 국제선과 국내선 항공편을 부분적으로 운항재개했다. 그러나 아직 화산재가 분출되고 있어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화산폭발 시 마그마와 함께 분출되는 화산재는 보통 지름이 1㎜ 이하지만 큰 것은 4∼5㎜에 달한다. 화산가스나 수증기와 결합돼 화산구름이 되기도 하고 일반 구름에 섞이기도 한다. 화산재가 퍼졌을 때 항공기 이착륙을 금지하는 이유는 작은 암석 조각, 유리모래인 규석 등으로 구성된 테프라가 항공기 엔진에 유입되면 치명적 결함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의 마그마는 점성이 낮은 현무암 성분이다. 주변의 빙하를 만나 폭발력이 더 강해지고 있으며 제트기류를 타고 유럽 전지역으로 확산돼 피해를 키웠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아이슬란드 화산재를 실은 동유럽의 상층기류는 23일부터 27일 사이에 우리나라 상공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리가 멀어 큰 화산재는 이동 중 떨어지기 때문에 한국인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화산재 미세먼지를 마시면 호흡기 질환, 안질환, 피부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