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정부 정책자금을 지원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지원결정 기준으로, 올해 책정된 정책자금의 절반 가량이 이미 소진됐기 때문이다. 일선 창구에서는 정책자금 지원 신청이 몰리면서 접수 시작 2~3일 만에 마감되는 상황이다. 이런 추세라면 7월에는 아예 신청조차 받지 못할 처지라고 한다.
정책자금이 부족한 것은 경기회복기에 맞물려 시설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선 금융기관들이 선별적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무엇보다, 올해 정책자금이 작년에 비해 2조원 이상 줄어든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정책자금을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와 협의 과정이 남아 있어 실현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정책자금 지원은 무엇보다 빠른 의사 결정이 중요하다. 정책자금 부족 소식에 여력이 있는 기업까지 신청에 나설 경우, 정작 필요한 곳은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또 우량 중소기업이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해 일시적 자금난으로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정부 지원 정책이 해마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서는 곤란하다. 자금 집행시 중소기업들이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당장 발등의 불을 끄는 것도 시급하지만, 국내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요구된다. 최근 들어 급격하게 늘어난 중소기업 대출을 연착륙할 수 있도록 조절하고 조달자금의 98%에 달하는 금융기관 대출 의존도를 낮추는 게 급선무다. 조금씩 빌려쓰는 대출이나 자금 지원보다는 주식 발행 등을 통해 직접 투자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선순환 환경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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