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가 내달부터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 뛰어든다. 올해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에 모바일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한다. 서비스와 맞물려 전 직원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는 등 전방위 총력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11번가 총괄사업본부장 정낙균 대표(48)은 “모바일 커머스 시장이 열리기 위해서는 적어도 300만 명 이상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있어야 한다”며 “올 연말이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4월 현재 1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에 맞춰 인터파크· GS샵 등 주요 인터넷 몰 업체가 모바일 사업에 잇따라 진출하는 상황이다.
11번가는 특히 SK M&C의 캐시백 서비스, SK텔레콤의 T멤버십, 하나카드 결제 인프라 등 그룹의 마케팅 자원을 총동원해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상거래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카드사와 연계는 자체 결제 시스템도 구축하고 SK텔레콤이 준비 중인 모바일 카드도 접목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모바일 서비스는 통신 인프라없이 승부를 내기는 힘들다”라며 “모바일에 적합한 상품과 모회사인 SK를 활용한 차별화 서비스를 발굴 중”이라고 강조했다.
2008년 출범한 11번가는 설립 2년 만에 ‘400% 성장’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2008년 4000억 원이었던 거래액이 지난해 1조6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5배 이상 성장한 막걸리 시장 다음 가는 폭발적인 성장세다. 올해 목표는 대략 3조원 수준. 오픈마켓 점유율도 2008년 5%에서 지난해 12월 22%까지 오르는 등 4배 가까이 뛰었다. 모든 면에서 ‘더블 성장’을 이뤄냈다.
정 대표는 “인터넷 몰은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공격 경영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이마트 등 오프라인 업체의 공격적인 온라인 사업 강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업체는 온라인 사업에 한계가 많습니다. 채널 별로 가격이 충돌할 수 밖에 없습니다. CJ가 오픈 마켓 사업을 중도에 포기한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결국 온라인 시장에서는 온라인 업체가 주도권을 놓치지 않을 것입니다.”
11번가는 올해 흑자를 이루고 내년 분사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월 첫 월 단위 흑자를 내며 조기 분사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 대표는 “3년 투자를 예상했지만 빠르면 내년 분사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낙균 대표는 SK텔레콤에서 11번가 오픈마켓 사업을 처음부터 기획한 인물. 2001년 SK텔레콤에서 주로 신사업 발굴에 주력해 왔으며 2008년 커머스넷플래닛을 통해 오픈마켓 사업에 뛰어들었다.
강병준ㆍ허정윤 기자 bjkang@etnew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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