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공사, 기술평가 점수 격차는 줄여 가격경쟁 유도 논란
한국토지주택(LH)공사가 앞으로 u시티사업에 연매출 8000억원 이상 대기업 간 컨소시엄을 금지하기로 했다. 최근 발주한 아산 배방, 인천 청라 u시티사업에 대기업 간 컨소시엄을 허용하면서 중소기업의 참여가 봉쇄됐다는 지적을 적극 수용한 결과다.
하지만 기술평가등급 간 점수 격차를 줄여 사실상 가격 중심의 입찰 경쟁을 유도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됐다.
LH공사는 지난 9일 조현태 심사평가처장 주재로 u시티 관련업체와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심사평가 기준을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통신사업자·IT서비스업체·SW업체·건설업체 관계자 10여명이 참여했다.
조 처장은 간담회에서 “올해 아산 배방지구와 인천 청라지구 u시티사업은 대기업 간 컨소시엄을 허용했으나 향후 추진하는 사업에서는 중소기업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이를 금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H공사는 다만 입찰 평가 조건 중 하나인 ‘3년 동안 유사사업 수주 합계 금액이 해당 사업 기준 가격의 200% 이상인 때를 만점(3점)으로 한다’는 내용은 유지하기로 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연합을 유도하되 기술력 없는 중소·중견기업이 ‘들러리’로 참여하는 편법은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조 처장은 또 “입찰평가에서 가격점수 비중은 30%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전제한 뒤 “다만 기술평가 항목 수를 늘리고 평가등급별 점수 폭을 좁히겠다”고 말했다. LH공사는 현재 수·우·미·양·가 등 등급 간 10점씩 벌어지는 격차를 5점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발표에 즉각 반발해 향후 제도 시행 과정에서 적잖은 마찰이 예상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IT서비스업체 한 관계자는 “u시티는 아직 개발해야 할 기술이 더 많은 사업”이라며 “그런데도 새 심사기준은 사실상 가격이 승부를 가르도록 해 사업예가의 60%로 투찰하는 업체가 사업을 독식하는 저가 수주 구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LH공사 측은 이에 대해 “입찰 업체 간 별다른 기술 격차가 없음에도 점수를 등급화해 업체 간 점수 격차를 강제적으로 벌리는 것도 문제”라며 “LH공사의 천문학적인 부채를 감안하면 예산 절감 차원에서 품질이 담보되는 기업이라면 저가라도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