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IT 진흥 기능에 이어 방송 진흥 기능도 타 부처로 넘겨줄 위기에 처했다. 최근 청와대 주재로 열린 방송콘텐츠·방송광고 업무 조정의 결과다. 이에 따라 방통위의 방송 진흥기능이 깡그리 없어질 전망이다.
진흥 없는 규제 정책만 방송통신위원회에 남게 돼, 방송 정책이 중구난방으로 이뤄지는 것은 물론이고 정책적 힘을 상실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IT 산업 진흥 정책이 곳곳으로 흩어진 지 2년 만에 또다시 규제와 진흥을 이원화하는 것이어서 방송계는 IT산업계가 겪었던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방통위, 설립목적까지 바꿀 판 =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 기능에서 방송 진흥을 모조리 문화부로 이관하면서 방송통신위원회가 해야 할 방송 정책이 사실상 힘을 잃게 됐다. 진흥을 뺀 규제 정책은 궁극적인 목적이 결여된 규제만 남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옛 방송위원회의 방송 정책 및 규제 기능과 옛 정보통신부의 통신서비스 정책과 규제 기능을 총괄한다’는 방통위 설립목적과 ‘방송통신 융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방송통신 관련 기능을 일원화해 정책적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설립 취지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8일 지상파·케이블·IPTV 사업자가 참여한 업무조정 관련 간담회에서 방송사업자들은 이 같은 정부 업무 조정안에 대해 반대하는 뜻을 보였다. 설립 취지와 목적을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보통신부의 통신서비스정책과 규제기능을 총괄하고, 덧붙여 방송 규제 기능을 담당하며’로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 이들의 목소리다.
특히 사업자는 지원하되 사업자가 주력으로 하는 콘텐츠 지원은 하지 않는다는 조정안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 지원과 사업자의 핵심인 콘텐츠 지원을 이원화하고, 플랫폼과 콘텐츠를 이원화하는 게 가능한 것이냐”며 “인력양성이 책상에 앉아 수업을 듣는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사고가 아니면 불가능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진흥과 규제는 동전의 양면 = 방송사업자들은 진흥을 뺀 규제 정책은 궁극적인 목적이 결여된 규제만 남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부분 규제 정책이 진흥정책과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해 케이블TV방송사업자의 재허가 조건에 들어간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대한 수신료 지급을 들 수 있다. 수신료 지급은 방송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토록 하는 것으로, 이는 곧 콘텐츠 진흥 정책의 일환인 셈이다.
대부분의 산업이 진흥과 규제를 같은 부처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치다. 소프트웨어 산업도 소프트웨어사업법을 통해 진흥과 규제를 한꺼번에 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현행법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방송통신발전기본법 8조는 방송통신콘텐츠에 대한 사항을 방송통신위원회의 기본업무영역에 두고 있다. 조정안 대로라면 기본법이 통과된 지 두 달 만에 기본법에 어긋나는 시행령이 나오게 된다.
최영묵 성공회대 교수는 “대부분의 중앙행정기구가 규제와 진흥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며 “디지털 시대의 규제는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통해 관련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어서 진흥 정책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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