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 소주 해커들의 짜릿한 막판 역전 ’스웨덴팀 코드게이트 2010 우승’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를 사서 지구상의 해커들과 싸우겠습니다.”

 지난 7일 오전 10시부터 24시간 동안 진행한 ‘코드게이트 2010’의 국제해킹방어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웨덴 ‘HFS(Hacking for Soju)’팀의 우승 소감이다. 20살 초반의 학생 위주로 구성된 HFS팀은 모두 소주를 좋아한다. 한국 소주를 좋아해 팀 이름도 ‘해킹 포 소주(Hacking for Soju)’라고 지었다. 우승기념으로 소주 파티를 열겠다고 했다.

 HFS팀 우승은 한마디로 짜릿한 막판 역전 드라마였다. 당초 대회 종료 30분을 앞둔 8일 오전 9시 30분까지만 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는 미국 PPP팀이었다. 하지만, 1분 뒤 9시 31분 8번 문제를 풀면서 HFS팀이 역전 포인트를 잡아 우승을 차지했다.

 HFS팀 리더인 필립 패터슨(Philip Pettersson)은 “팀별 점수차가 크지 않아서 누구든지 한 문제만 풀면 우승이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지만 그래도 우리가 우승할 줄은 몰랐다”며 “한국의 곤(GoN)이나 스페인팀이 우승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HFS팀은 지난 2009년에도 참가해 7위를 차지했던 경험이 있다. 팀 4명 중 3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가한 한국을 방문했다.

 패터슨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암호화와 포렌직 문제 등에 있어 좀 차이가 느껴졌다”며 “팀별로 강점이 있어서 각자 어렵게 느낀 문제가 다르겠지만 우리팀이 풀지 못한 1번 SQL인젝션 문제가 가장 어렵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1번 문제는 어제 대회 첫 문제로 오픈돼 많은 팀들을 곤경에 빠트린 문제였다.

 HFS팀에 결정적으로 승리를 안겨준 해킹 방어 문제는 ‘주어진 암호를 해독해 숨어있는 키를 찾는 암호 해독’이었다. HFS팀은 10시간 동안 8번 문제를 붙잡았다. 풀지 못해 힘들어하고 있었는 데 8번 문제를 단박에 해결하면서 높은 점수를 받아 승리를 거머쥐었다.

 HFS팀은 2000만원의 우승 상금으로 소주를 사서 소주파티를 할 계획이다. 소주 파티를 한 다음엔 상금으로 세계에서 제일 빠른 컴퓨터를 사서 계속 화이트 해커 역할을 할 예정이다. 리더인 패터슨은 “한국의 코드게이트 행사는 흥미롭다”며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즐겁고 여러 나라의 해커들과 만나게 돼 의미깊은 행사였다. 내년에도 다시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