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탈레스, 4조원대 군납사업 중단시켰다

방위사업청이 추진하는 4조3000억원대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사업이 법정소송으로 인해 전격 중단됐다.

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 50부는 삼성탈레스가 국가,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상대로 육해공군이 쓰는 무선장비 현대화 사업의 입찰 절차를 중단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삼성탈레스는 지난 2월4일 방위사업청이 주관하는 TICN사업의 우선입찰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부당한 재평가가 있었다며 ‘입찰절차의 속행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기한 바 있다. 법원이 삼성탈레스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삼성탈레스는 지난 연말 방위사업청이 TICN 사업 중 규모가 제일 큰 군용무전기 교체사업(TMMR)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자사를 제쳐 놓고 2위였던 LIG넥스원을 우선사업 대상자로 밀었다고 주장한다. 삼성탈레스는 방산기업으로서 미래가 걸린 TMMR사업을 절대 놓칠 수 없다면서 끝내 법정소송을 강행했다. 이번 판결로 2020년까지 음성·영상·데이터까지 송수신하는 첨단 통신시스템을 군전체에 보급하는 TICN사업은 방위사업청이 즉시 이의신청을 하거나 삼성탈레스가 법적대응을 끝낼 때까지 전면 중단이 불가피해졌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방산시장에서 영원한 갑(甲)인 방위사업청이 을(乙) 노릇만 해온 민간 납품업체에게 한 방 얻어 먹은 격”이라고 말했다.

삼성탈레스는 법원판결을 내심 반기면서도 방위사업청이 이의제기를 할지 지켜보고 다음 행동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산업계는 이번 법정 다툼의 결과에 따라 향후 방산시장의 역학관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