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기술창업 CEO 14명의 끝없는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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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0일 열린 성공사례집 출판 기념회에서 14명의 CEO와 김동철 부산테크노파크 원장(앞줄 왼쪽 다섯번째), 박윤소 부산신기술연합회장(〃 여섯번째)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쓰지도 못할 제품을 갖고 와서… 그것 가지고 어디 사업 되겠어요? → 3차원 정도관리시스템으로 3억5000만원 공급계약과 함께 중국 조선 시장 첫발.(삼인정보시스템)

 #아니 왜 사서 고생을 해요. 의대 교수나 열심히 하지. → 한번의 검사로 20여종의 결핵균, B형 간염 바이러스 내성과 패혈증 균주 감별을 진단하는 진단용 킷 개발.(진인)

 #저는 차 심부름이나 하러 입사하지 않았습니다. → 수처리 전문기업 창업.(아쿠아셀)

 #내가 나를 가장 잘 써줄테니 창업을 했습니다. → 환경장치 및 부품개발기업 창업.(윤진환경)

 

 하루에도 수백개 기업이 창업과 폐업을 거듭한다. 기술 개발과 일정 정도의 판매에 힘입어 창업에 안착한 기업도 소수지만 이중에서 성공했다고 일컬어지는 기업은 극소수다.

 창업 결심부터 창업, 그리고 창업 안착, 이어 궁극적인 기업 성장과 성공까지 하나의 성공기업이 나올 때까지 그 과정은 험난 그 자체다. 이 중에서도 창업 이후 기업이 뿌리를 내리는 시기인 창업 안착 단계는 창업 CEO들이 넘어야 할 첫 번째 산이다.

 최근 기술창업 기업으로 성공한 부산지역 14개 업체 CEO를 만나 창업 초기부터 안착에 이르기까지의 고난 극복 과정을 들어봤다. 이들의 이야기 한마디 한마디에는 벤처기업가로 성공하기 위한 굳건한 도전정신이 드러났다.

 바이오·IT기업 진인(www.genein.com)의 김철민 사장은 의대 교수다. 그는 창업 후 10여년 동안 수차례나 쓴맛을 경험했다. 물주였던 공동투자사의 경영난에 따른 철수와 자금 압박, 개발 제품의 승인 지연 등 초기 투자비가 막대하게 소요되는 의료IT기업으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시련이었다. 하지만 그는 직접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히며 이를 해결하고 한편으로는 빠르게 돈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템을 개발하며 이를 극복했다. 현재 진인은 자체 개발한 의료용 진단 킷의 식약청 승인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또 하나의 사업 아이템인 보안 솔루션은 조달청 조달품목으로 정식 등록돼 가파른 매출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에어공구 제조기업 양산기공(www.ysm24.com)의 이문호 사장은 정리되려는 공구사업부를 맡아 창업으로 연결한 경우다. 독일이나 일본 공구기업과의 치열한 시장 경쟁을 그는 다품종 소량생산과 임직원 교육을 통한 제품 경쟁력 향상의 방법으로 극복했다. 양산기공은 200억원에 육박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아쿠아셀(www.aquacell.co.kr) 김경희 사장은 여자라고 낮춰보는 회사를 나온 후 대학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다 이것도 여의치 않자 아예 창업을 통해 직접 기업경영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창업초기 검증된 실적을 원하는 시장 장벽에 막혀 2년여를 개점 휴업 상태에 머물렀다. 입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김 사장은 설명한 기회라도 달라며 기업을 찾아다녔고, 결국 아쿠아셀은 현재 부산의 대표적인 수처리시스템 기업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삼인정보시스템(www.saminis.com) 윤덕현 사장은 창업 초반 ‘쓰지도 못할 제품을 들고다닌다’는 조선업계의 차가운 반응을 이겨내고 중국 다롄조선 등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 지난 해에만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문호, 김철민, 김경희, 윤덕현 대표를 비롯해 대학 동아리에서 창업활동을 시작해 전기전자회로 설계 분야 창업에 성공한 김성훈 더시스템 대표, 김종렬 테크노라이즈 이종렬 대표, 김병국 전진엔텍 대표, 권영철 거광UVC 대표 등의 창업 얘기도 들어보면 구구절절 애절하다.

 이들 14개 기업인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창업부터 창업 안착까지 순탄했던 기업은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14개 기업 중 IMF를 겪은 기업은 절반이 넘고 대부분은 지난 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여파를 경험했다.

 또 오너와 기업체 직원 자리를 수차례 오가야 했던 경우도 있고, 회사 문을 닫은 후 한동안 절치부심했던 사례 등 쓰라린 경험도 가지각색이다. 때로는 아내의 격려에, 때로는 어머니의 조언에, 때로는 임직원을 생각하며 결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했다는 사실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순탄하지 않았던 창업 과정과 함께 또 하나의 공통점으로 남는다.

 김철민 진인 사장은 지난했던 창업과정을 돌아보며 ‘남과 다른길을 가라’는 말씀으로 채찍질해준 병석의 어머니를 떠올리며 눈물을 쏟아냈다.

 후배 기업인을 격려하기 위해 나온 박윤소 부산신기술연합회장(NK 대표)은 “창업 초기 눈물을 흘리며 제품을 만들었다. 산업현장에 적용되는 기술과 제품은 아무나 만들지 못한다.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며 세계를 누비겠다는 생각을 가져 달라”고 조언했다.

 김동철 부산테크노파크 원장은 “지독할 정도로 끈기 있는 열정이 창업 성공을 이끈 핵심”이라며 “전국의 모든 예비 창업인과 초기 창업 CEO들의 창업 열기를 북돋우는 본보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테크노파크는 최근 기술창업 기업으로 성공한 14개 업체의 창업성공스토리를 모아 책으로 출간, 지난달 30일 벤처성공사례집 발간 기념식을 개최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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