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출시된 펀드 10개 가운데 9개는 설정액이 100억원에 미치지 못해 ’자투리펀드’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설정액 100억원을 채운 신규 펀드가 손에 꼽을 정도로 줄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에 새롭게 나온 주식형 공모펀드 428개(개별 클래스 포함)의 지난 1일 기준 총 설정액은 2조7천290억원으로 집계됐다. 펀드당 평균 설정액은 64억원에 불과하다. 428개 펀드 가운데 369개(86.21%)가 100억원 미만의 설정액을 기록했으며, 50억원 미만도 336개(78.50%)나 됐다. 10억원 미만으로 사실상 회생 가능성이 없는 펀드도 265개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해져 3개월간 신규 설정된 펀드 86개 중 4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100억원 미만에 머물렀다. 설정액이 1억원도 안되는 초소규모 펀드가 49개로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자산운용업계 스스로 자투리펀드 청산에 나서지만 자투리펀드가 새로 생겨나며 결국 줄어들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위원회가 펀드 등록 후 1년이 지나도 50억원 미만 소규모 펀드에 대해서는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자동 해지할 수 있도록 하고, 유사한 소규모 펀드를 합병하는데 대한 수익자총회를 면제할 방침을 정하는 등 ’자투리펀드’에 대한 정리를 강화해 이들 신규 펀드 가운데 상당수는 시장에서 빛 한번 보지 못하고 사라질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작년과 올해 100억원을 넘겨 그나마 시장에 안착한 펀드는 주로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펀드, 중국본토펀드였다. 작년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은 펀드는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인 ’삼성당신을위한삼성그룹밸류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중국본토펀드인 ’삼성CHINA2.0본토증권자투자신탁’였다. ’KB한국대표그룹주증권자투자신탁’, ’미래에셋CHINA A Share증권자투자신탁’이 뒤를 이었다.
올해 출시 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1천억원 이상 늘어난 것은 ETF인 ’한화아리랑KOSIP5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 하나였고, ’미래에셋맵스TIGER코스닥프리미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 ’삼성KODEX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 ’한국투자네비게이터중국본토증권자투자신탁’가 300억원 안팎의 설정액으로 2~4위를 차지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설정 후 길게 잡아도 1년 안에 정상적 운용이 가능한 설정액을 채우지 못하면 실패한 펀드로 볼 수 있다”며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경우 설정액이 100억 미만이면 아무리 운용을 잘해도 인덱스 자체를 추종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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