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열풍과 함께 벤처캐피털업체가 뜨고 있다. 벤처기업 등 장래성이 유망한 비상장사를 인수하는 SPAC 특성상 이들 기업 투자를 진행해온 벤처캐피털 노하우가 필요해서다.
1일 관련업게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SPAC 결성 열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공동 발기인으로 벤처캐피털업체 참여를 위한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벤처캐피털업체들은 어느 증권사와 손을 잡아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벤처캐피털은 규정상 단독으로 SPAC을 결성할 수는 없다.
한화증권과 공동으로 SPAC을 결성한 SV창업투자 관계자는 “한화 이외에 3∼4곳 이상의 제안이 들어온 것으로 안다”며 “지금으로서는 한화와 결성한 만큼 이곳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까하시 요시미 한국기술투자 대표도 “한국 대표 증권사들로부터 함께 SPAC을 만들자는 요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증권사 주도의 SPAC에 참여한 벤처캐피털은 SV창투 이외에도 LB인베스트먼트와 IMM인베스트먼트, 한국기술투자 관계사인 KTIC글로벌투자자문 등 3곳에 이른다.
SV창투와 공동으로 ‘한화SV명장1호SPAC’을 결성한 한화증권은 이사로 국내 1호 유한회사형(LLC)펀드 운용을 맡고 있는 정성인 프리미어벤처파트너스 대표를 영입하기도 했다. 한화증권 SPAC 담당 관계자는 “SPAC 운영을 위해서는 딜 소싱(합병 대상기업 발굴)이 중요해서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을 찾게 됐다”며 “현재 2호를 준비 중에 있으며 역시 벤처캐피털업체와 공동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은 SPAC의 실질적인 운영을 SV창투에 담당하도록 했다.
IMM인베스트먼트와 LB인베스트먼트는 각각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만든 SPAC에 참여했다.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대우증권의 그린코리아SPAC의 대표를 함께 맡는다.
이밖에 관계사인 KTIC글로벌투자자문을 통해 솔로몬투자증권 SBI솔로몬SPAC에 참여한 한국기술투자는 연내에 4∼5개의 SPAC에 추가로 참여할 예정이다. 다카하시 요시미 한국기술투자 대표는 최근 이 같은 계획을 공개하며 “대형증권사들과 2, 3호를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의 이 같은 러브콜에 벤처캐피털업계는 환영하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상장(IPO) 이외에 마땅한 투자자금 회수(Exit) 방법이 없는 국내 현실상 SPAC에 벤처캐피털이 참여하는 것은 좋은 자금회수 루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SPAC 인수 검토 과정에서 기업을 면밀히 볼 수 있는 등 좋은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김형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상무는 “벤처캐피털업체가 직접 투자한 회사를 SPAC 인수 대상으로 올리지는 못하지만 그쪽 시장 나름의 정보가 있으므로 좋은 투자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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