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 최대서점인 아마존이 전자책(e북) 콘텐츠 가격협상을 ‘출판사 입장을 모두 들어주는 조건’으로 성급히 마무리 지어 눈길을 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아마존은 31일(현지시각) 미국 최대 출판업체인 사이먼앤슈스터, 하퍼콜린스 등과 출판사 입장을 모두 들어주는 조건으로 e북 콘텐츠 가격협상을 완료했다.
아마존은 이들 업체로부터 베스트셀러를 권당 9.99달러, 신간도서를 12.99달러∼14.99달러, 출판일이 오래된 책의 경우에는 9.99달러 이하에 공급받기로 합의했다. 이는 애플 ‘아이패드’에 공급되는 콘텐츠 가격 수준과 거의 동일하다.
업계에서는 오는 3일 아이패드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e북 단말기 및 콘텐츠 시장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협상을 빠르게 마무리 지었다고 보았다.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전자책은 1권당 9.99달러 선이다. 출판업계는 그동안 아마존의 ‘9.99’ 가격 정책 때문에 소비자들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콘텐츠를 이용하는 데 익숙해져 간다고 불평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아이패드를 이용한 ‘아이북스(iBooks)’ 사업을 시작하면서 지난 2월 말 출판업계로부터 권당 최고 14.99달러의 가격으로 콘텐츠를 공급받기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번 아마존의 콘텐츠 공급 가격 협상에 애플 아이패드와의 연계성을 제외할 수 없는 이유다. 실제 아마존은 아이패드의 높은 도서 콘텐츠 가격을 견제하기 위해 출판업계에 콘텐츠 공급가격을 더 낮춰달라고 요구했으나 출판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한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애널리스트들은 “아마존이 아이패드용 ‘킨들’을 만드는 등 아이패드에 위기감을 느끼고 대응 중”이라며 “콘텐츠 가격 협상에서도 아이패드에 한 방 맞은 격”이라고 풀어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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