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기자재 LED 조명 가운데 국산 LED 칩 채택 비중이 20%에 불과해 효율 개선이 시급하다. 게다가 연말께에는 또 다시 인증 기준이 높아질 전망이어서 시급히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고효율 기자재에서 외산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22일 전자신문이 고효율 기자재 인증을 통과한 113개 컨버터 내·외장형 LED 조명을 분석한 결과, 80%에 해당하는 총 89개 제품이 외산 LED를 사용해 제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LED기업인 일본 니치아의 LED가 총 28개 제품에 사용돼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27개 제품에 적용된 미국 크리가 뒤를 이었다. 두 회사만 총 55개로, 조사대상 113개 제품 중 절반을 차지했다. 이 외에도 네덜란드 필립스(9), 일본 도요타고세이(5), 대만 에피스타(5) 등도 다수 사용됐다. 국산 LED 중에는 삼성LED가 11개 조명에 탑재돼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에피밸리(9), LG이노텍(4), 서울반도체(2) 순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반도체 측은 “니치아·크리가 선발 업체다보니 초기에 완제품 업체들이 외산 제품을 많이 채택했다”며 “최근 고객사에 고효율 인증을 권유하고 있어 앞으로는 서울반도체 LED를 탑재한 고효율 인증 제품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전부터 정부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보급 확대를 위해 도입한 고효율 기자재 인증제는 기준을 통과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정부는 고효율 기자재 인증을 통과한 컨버터 내·외장형 LED 조명에 대해 제품 1개당 최고 5만9000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LED 조명 완제품 가격은 제조사별로 다르지만 대략 50% 안팎을 국민 세금으로 보조하는 셈이다. 이 외에도 모든 공공기관이 LED 조명을 신규 또는 교체 설치할 경우, 고효율 기자재 인증 제품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고효율 기자재 인증을 통한 정부 지원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산 LED 칩 효율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을 경우 녹색성장의 과실이 당초 기대와 달리 외국 기업에게 돌아가는 셈이 됐다.
김경수 디바이스베이 사장은 “처음 고효율 기자재 인증제가 적용됐을 당시 통과 기준이 지나치게 높아 선발업체들 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결과”라며 “연말께 인증 기준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고돼 국내 LED칩 기업들이 성능을 빠르게 개선하지 못할 경우 이러한 상황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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