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카메라 부문 통합 ‘카운트다운’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삼성 카메라 매출 추이

 삼성전자의 카메라 부문 흡수 작업이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내달 1일 삼성전자·삼성디지털이미징 정식 합병에 필요한 대부분의 실무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통합 이후 삼성전자가 탄탄한 유통망과 브랜드를 앞세워 카메라를 TV·휴대폰에 이은 글로벌 일류상품으로 키워낼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 카메라 사업은 지난 2년 동안 삼성테크원에서 독립법인, 다시 삼성전자로 흡수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삼성디지털이미징은 오늘(23일)부터 주권 매매거래를 정지한다고 밝혔다. 내달 1일 정식 합병일을 앞두고 이에 필요한 모든 제반 절차를 끝마친 것이다. 합병 후 가장 기대되는 효과는 사업 시너지와 비용 절감이다. 카메라 사업은 그동안 삼성디지털이미징이 만든 제품을 삼성전자가 판매하는 형태로 운영해 왔다. 삼성디지털이미징 입장에서는 개발과 생산은 하되 영업과 마케팅은 외주 형태로 운영해 온 셈이다. 두 회사를 합치면서 개발에서 판매까지 일관된 프로세서를 갖출 수 있게 됐다. 분리해 운영하던 전사적자원관리(ERP)·공급망관리(SCM) 등 정보시스템도 모두 통합됐다. 그만큼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지고 훨씬 일관된 메시지를 시장에 줄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제품 라인업도 훨씬 유연해질 전망이다. 삼성디지털이미징이 가진 광학기술과 삼성전자가 보유한 핵심 부품·시스템·디자인 역량을 결합해 경쟁력 있는 제품 생산이 가능해졌다. 휴대폰·프린터·TV 등 다른 제품과 연계한 유관사업 경쟁력도 예상된다. 박상진 삼성디지털이미징 사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광학 분야에서 선발 기업에 다소 밀리는 삼성 입장에서는 전자가 가진 세트 기술을 결합할 때 훨씬 시너지가 있다”고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최근 히트를 쳤던 앞과 뒤, 두 개 디스플레이를 갖춘 ‘듀얼 카메라’와 같은 혁신 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

 삼성전자도 카메라 사업에 내심 욕심을 내고 있다. 최지성 사장은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IFA 2009’ 멀티미디어 전시회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1등 품목으로 만들어 놓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나아가 오는 2012년 매출 5조원을 달성하고 시장 점유율 20%를 넘겨 1위에 올라설 것이라는 세부 사업 비전을 공개했다. 이는 주요 증권사가 분석한 예상 매출을 훨씬 웃도는 공격적인 수치다.

 우리증권은 지난해 1조3500억원을 기록한 삼성디지털이미징이 올해 1조8000억원, 2011년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목표대로라면 2012년에는 지난해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매출을 기록해야 한다. 지난해 11%대 시장 점유율도 3년 안에 두 배 이상 올려놔야 한다. 그만큼 사업 시너지를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삼성디지털이미징 측은 “이미 삼성전자와 합병법인 수준의 협력을 이룬 상황이었으며 시스템 통합 등으로 추가적인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휴대폰·TV·프린터·PC에 이어 카메라까지 디지털 전반의 제품 라인업을 갖춰 효율적인 판매와 마케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