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소기업이 초미세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용 플라즈마 세정장비 수주전에서 굴지의 외국기업을 제치고 공급에 성공했다.
플라즈마 세정장비는 미세회로 위에 있는 이물질을 유해 화학약품이 아닌 플라즈마 이온으로 없애는 설비다. 대부분 부품업체가 독일과 미국 제품을 선호해왔다는 점에서 기술적 개가로 평가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PCB·LED 제조장비 전문업체 제4기한국(대표 백태일)은 최근 일본 후지쿠라그룹에 대한 플라즈마 세정장비 최종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이번 수주는 특히 이 분야 글로벌업체인 독일 ‘테플라’와 미국 ‘마치’ 등과 경합해 올린 성과여서 주목된다.
후지쿠라그룹은 그동안 플라즈마 세정장비를 테플라로부터 다수 공급받아 왔다. 한국업체 제품을 양산라인에 적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제4기한국이 공급할 물량은 넉 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장비는 불량 발생 가능성이 포착될 경우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는 전원공급장치가 적용됐다. 이물질 세정 도중 다량의 열로 인해 처리물 표면이 녹는 ‘아크 현상’이 발생하거나 회로상에 플라즈마 전극이 접촉돼도 작동을 멈춘다. 더 이상의 불량품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해 양산 수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백태일 사장은 “플라즈마 세정장비는 최근 친환경 제조공법 보급에 따라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며 “전원공급장치의 차별성 덕분에 후지쿠라그룹에 제품을 공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후지쿠라는 광전송장비, 네트워크 시스템, 전자재료 및 전자재료 생산장비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지난 2008년 매출액(2007년 4월∼2008년 3월)이 5737억엔(약 7조원)에 이른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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