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세금계산서 1년 유예’…ASP업체 ‘직격탄’

정부가 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를 1년간 유예하면서 전자세금계산서 애플리케이션 임대(ASP) 업체들이 매출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전자세금계산서 미 발행시 부과키로 한 가산세를 1년간 유예하면서 ASP 회원으로 가입했으나 단 한 건의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는 ‘휴면회원’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전자신문이 국내 주요 ASP 업체를 통해 전자세금계산서 발행건수 월별 증감률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2월 초까지 폭증하던 전자세금계산서 발행건수가 작년 말 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 유예 발표 이후 감소세로 급반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매출 증가세를 유지한 기업들도 증가율이 현격하게 떨어져 의무화에 대비해 투자한 서버 등의 장비 운영비를 못 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익명을 요구한 A업체는 올 들어 발행건수가 지난해보다 20% 가량 감소했다. A업체 관계자는 “회사를 통해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키로 한 고객들이 의무화 유예 이후 계약을 해지하는 사태도 발생해 발행 건수가 줄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전자세금계산서 ASP 회원을 보유한 넷매니아(대표 이춘화)는 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 유예설이 불거지자 지난해 12월 회원 증가율이 0%로 현상 유지에 급급했다. 택스온넷은 발행건수 증가율이 지난해 12월에 비해 4분의 1수준으로 후퇴했다. 12월은 전달에 비해 발행건수가 254% 증가했으나, 지난 1월엔 전달에 비해 증가율이 68.38%로 크게 꺾였다.

익명을 요구한 B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제도 시행 전 전자세금계산서 사용자들은 의무화 조치를 앞두고 테스트 격으로 이용했던 고객”이라며 “올 들어 전자세금계산서를 이용하는 고객은 당초 의무화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수치의 5%도 안된다”고 말했다.

ASP업체 대부분은 중소업체로 올해 본격적으로 전자세금계산서 ASP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해 지난해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을 투자했으나 운영비조차 건지고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이 시장에 진출한 핸디소프트 등 SW업체들은 사업 진행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국세청은 업계 시각과 달리 전자세금계산서 사용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지 요구에 대해 실제 이용률을 공개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신재국 국세청 전자세원 과장은 “종이세금계산서에 비해 전자세금계산서 발행건수가 다소 높지만, 1분기 내에 전자세금계산서 이용률 100%를 달성하는 게 목표”라며 “지금 전자세금계산서 이용률을 공개하는 것은 홍보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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