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유명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해온 ‘훌루’의 유료화 전환 선언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7일 AP 등에 따르면 훌루(www.hulu.com) 유료화에 대한 소비자 저항뿐 아니라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송사와의 광고 수익 분배 문제, 유료 시장 차별화 등 풀어야 할 숙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훌루는 지상파와 케이블TV의 유명 프로그램 동영상을 무료 제공해온 인터넷 사이트로 2007년 3월에 시작해 3년만에 4000만 가입자와 10억개가 넘는 동영상을 확보했다. 사용자제작콘텐츠(UCC)가 많은 유튜브와 비교해 전문성이 높은 동영상이 많아 크게 인기를 끌며 업계 2위로 무섭게 성장했다.
특히 4대 지상파 방송 채널 중 NBC, 뉴스코퍼레이션의 폭스, 디즈니의 ABC 등이 공동으로 훌루의 지분을 소유하면서 지상파 및 케이블 TV 방송사들의 인터넷 수익모델 시험대(테스트베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훌루는 지난해 적자가 400억원 가까이 나면서 결국 유료화 모델을 선택했다. 온라인 광고 수익만으로 운영이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훌루의 주주이자 협력사인 방송 제작사들이 가입자 이탈 및 수익 악화를 이유로 무료 서비스를 중단하라고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다.
훌루의 주주인 뉴스코프 관계자는 “곧 몇몇 비디오에 대해 요금을 책정하기 시작할 것이다. 유료와 무료 동영상을 결합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훌루의 유료화 모델 선택을 ‘장고 끝에 악수’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콘텐츠 제공사의 경우 광고 수익 분배와 유료 콘텐츠 선별 기준 등에 반기를 들었다고 AP가 전했다.
실제 훌루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코미디쇼인 존 스튜어트의 ‘더 데일리쇼’와 ‘더 콜버트 리포트’ 등이 콘텐츠 제공 불가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들 프로그램은 오는 9일부터 훌루에서 볼 수 없다.
기업 가치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월가에서는 훌루의 유료화 소식이 기업 성장세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루스 라이트먼 라이트먼 리서치 대표는 “아주 적은 사람들이 돈을 내고 훌루를 사용할 것”이라며 “많은 시청자들이 훌루를 선택했던 이유는 훌루가 사용이 편리할 뿐 아니라 유튜브 등에서 볼 수 없는 전문적인 ‘무료’ 콘텐츠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라이트먼 리서치의 조사에서 81%의 응답자가 훌루 유료화에 ‘강하게 반대’ 했다. 5% 응답자만이 유료로 이용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이와 함께 이미 포화상태인 유료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훌루 유료화의 앞날에 그늘을 드리웠다.
유료 동영상 서비스 시장은 아마존의 ‘언박스’, 애플 아이튠스, 넷플릭스, 최근 인터넷으로 확장한 컴캐스트의 ‘온디맨드’ 서비스 등 포화상태다.
크렉 모펫 번스타인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엔터테인먼트와 뉴스 산업이 디지털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전통적 비즈니스 영역이 줄어들어 고생중”이라며 “훌루 또한 주주인 방송제작사들이 전통적 비즈니스 영역을 대체할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유료화를 선택한 것”이라고 풀어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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